[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강인이 파리생제르맹(PSG)으로 가게 된다면 어떤 감독과 일하게 될까.

이강인의 PSG행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스페인 매체 릴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의 17일 소식에 따르면 이강인의 PSG 이적은 거의 마무리됐다. 이 기자는 이강인의 파리행 가능성을 99.9%라고 언급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강인은 2023~2024시즌 PSG 유니폼을 입고 뛸 전망이다.

PSG는 프랑스 리그1의 절대 1강이다. 지난 11시즌간 리그에서 9회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무대는 좁아 PSG는 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노린다. 당연히 ‘빅클럽’ 소리를 듣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5월 발표한 축구 클럽 가치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무려 42억1000만달러(약 5조3690억원)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토트넘 홋스퍼, 아스널을 비롯해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라리가에서도 중소 규모에 속하는 마요르카와 비교하면 스케일이 엄청나게 큰 팀이다. 유럽 내 이강인의 입지가 어느 정도로 상승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자신이 PSG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이강인은 16일 부산에서 열린 페루와의 A매치에서도 맹활약했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화려한 드리블과 기민한 돌파, 창조적인 패스, 정확한 크로스 등으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선수도 당연히 이강인의 몫이었다. PSG가 왜 자신을 원하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후 이강인은 “모르겠다. 여기서 뭘 얘기해주길 원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미래에 다 결정될 것이다. 지금 해 줄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 대표팀에 와 있고, 집중할 뿐이다. 소속팀도 마요르카 선수”라며 말을 아꼈다.

관건은 이강인이 함께 일하게 될 감독이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2001년생으로 아직 20대 초반인 만큼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발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리그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감독이 특히 중요하다.

PSG 사령탑은 아직 공석이다. 최근까지는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거론됐다. 미드필드에서의 짜임새 있는 공격 플레이를 선호하는 지도자라 이강인과 잘 어울린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PSG와 멀어지는 분위기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PSG와 나겔스만의 협상은 결렬됐다. PSG는 이미 다른 감독과 접촉해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는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종료 이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나 첼시 등 유럽의 주요 빅클럽과 연결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는 새 직장을 찾지 못한 상태다. PSG 소식을 다루는 PSG커뮤니티에서는 엔리케 감독이 차기 사령탑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강인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지도자다.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국적으로 이강인과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이강인은 2022~2023시즌 라리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6골6도움으로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했고, 경기당 키패스 1.5회, 드리블 2.5회로 공격 면에서 우수한 기량을 자랑했다.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출신답게 짧고 섬세한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지도자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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