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2억유로(약 2848억원). 나폴리가 스트라이커 빅터 오시멘의 몸값으로 책정한 금액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의 11일 소식에 따르면 나폴리의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오시멘의 이적을 허락할 수 있는 이적료로 2억유로를 책정했다. 2018년 파리생제르맹(PSG)이 네이마르 영입을 위해 바르셀로나에 지급한 2억2200만유로(약 3162억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이적료다. 그래서인지 라우렌티스 회장은 “오시멘을 영입할 수 있는 팀은 PSG뿐”이라고 강조하며 2억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다면 오시멘 영입을 검토하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오시멘은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6골을 터뜨리며 나폴리의 우승을 이끌었다. 186cm의 큰 키에 스피드, 왕성한 활동량, 득점력, 여기에 수비력까지 두루 갖춘 스트라이커로 현재 유럽에서 톱 레벨의 공격수로 손꼽히고 있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오시멘의 시장 가치를 1억2000만유로(약 1709억원)를 책정하고 있다.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9000만유로)보다 더 좋은 평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1998년생인 오시멘은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 중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정도만이 오시멘보다 시장 가치가 높다.

나폴리는 사실상 오시멘을 다른 팀에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나폴리는 이미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를 내줬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확실시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바이아웃 금액인 5000만유로(약 712억원)를 지불하고 김민재를 품었다.

김민재는 나폴리 우승에 결정적 구실을 한 센터백이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나폴리는 라인을 올리고 경기를 풀어가는데 커버 범위가 넓고 스피드가 탁월한 김민재 덕분에 공수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다. 김민재가 없었다면 나폴리의 축구는 완성되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센터백을 잃었으니 나폴리의 전력 누수는 불가피하다.

여기에 오시멘까지 이적한다면 나폴리의 공격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라우렌티스 회장이 2억유로라는 다소 과한 금액을 내건 것도 오시멘을 이적시킬 생각이 없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오시멘은 아직 젊은 선수라 굳이 당장 이적시키지 않아도 된다. 나폴리와의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라 아직 여유가 있다. 재계약을 맺든지 2024년 여름에 보내도 늦지 않다. 오시멘이 올여름에도 잔류한다면 다음시즌 팀의 주축으로 더 활용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나폴리는 급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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