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주연배우의 ‘열애설’까지 제기되며 잘 나가던 JTBC 드라마 ‘킹더랜드’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킹더랜드’는 지난 8일 방송된 7회에서 아랍권 왕자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해외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거세 반발을 샀다.

제작진은 논란 초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라며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문제의 장면을 수정하겠다고 뒤늦게 약속하는 등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킹더랜드’ 제작진은 13일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소감 게시판에 “특정 국가나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나 타 문화권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는 사과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이어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 배려가 많이 부족했음을 통감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영상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속히 최선의 수정을 진행할 계획이며 제작진은 앞으로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킹더랜드’는 중앙그룹 산하 콘텐츠 제작사인 SLL이 기획을 맡고, SLL과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드라마다.

문제의 장면은 주인공 구원(이준호 분)과 천사랑(임윤아 분)이 계약을 맺기 위해 만난 ‘아랍왕자’ 사미르(아누팜 분)가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호색한’으로 설정되며 불거졌다. ‘킹더랜드’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송출된다.

해당 장면을 시청한 해외 시청자들은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하는 음주 장면이 나온 점, 사미르 역을 맡은 배우는 인도 출신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 점 등을 문제 삼아 격하게 반발했다.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 IMDB에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존중이 없다’, ‘잘못된 인물 묘사에 실망스럽다’ 등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이 사이트에는 문제의 장면이 방송되기 전까지 ‘킹더랜드’ 관련 댓글이 7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700건 이상의 불만댓글이 폭주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방송되기 전까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 충격적”이라며 “한국 드라마가 더 이상 한국에서만 소비되지 않는다는 ‘문화적 책임감’이 부족해서 생긴 사건이다. 이 사건은 정치적인 문제로 퍼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감을 가지고 연출해야 한다. 시청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징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며 “재미를 추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웃음과 재미에 집중해 다른 문화권을 편의적으로 갖다 쓰면 안 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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