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K리그 득점왕 출신 ‘월드컵 스타’ 조규성(미트윌란)이 덴마크리그 정복의 시동을 걸었다. 새 시즌 리그 개막전에서 장기인 헤더로 결승골을 작렬, 팀의 신승을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에도 선정됐다.

조규성은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 MCH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라운드 비도브레와 홈경기에서 후반 11분 선제 결승골을 책임지며 팀의 1-0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입단한지 11일 만에 공식전이었다. 현지에서 메디컬테스트와 계약서 서명에 이어 곧바로 훈련에 합류한 그는 순조롭게 팀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특히 전반기까지 전북 현대 소속으로 K리그1에서 실전 경기를 뛰었다. 초반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최근 들어 6월 이후 4골을 집어넣으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덴마크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8일 전북 고별전으로 치른 FC서울과 홈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날 최전방 선발 공격수에 이름을 올린 조규성은 예상대로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뽐냈다. 전반 비도브레 공세에 팀이 시달려 볼 터치가 어려웠으나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경기 템포에 녹아들고자 애썼다.

미트윌란은 조금씩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다가 전반 25분 조규성이 페널티박스에서 첫 기회를 잡았다. 왼발 감아 차기 슛을 시도했는데 크로스바를 때렸다. 그리고 전반 39분엔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팀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구사트바 이삭센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8분엔 조규성이 동료의 크로스 때 욕심 내지 않고 아랄 심시르에게 헤더로 연결했다. 그러나 심시르의 슛도 골키퍼에게 걸렸다.

결국 미트윌란은 조규성의 머리를 통해 상대를 저격했다. 후반 11분 역습 상황에서 브라질 왼쪽 측면수비수 파울리뉴가 전진 드리블했다. 이때 조규성은 절묘하게 상대 수비 동선을 보고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파울리뉴의 왼쪽 크로스를 반박자 빠른 헤더 슛으로 연결해 마무리했다. 검지와 중지를 교차시켜 하트를 만드는 특유의 골 뒤풀이도 덴마크 땅에서 처음 펼쳤다.

미트윌란은 조규성의 한 방을 끝까지 지켜내며 개막전에서 웃었다. 구단 홈페이지는 조규성의 활약을 집중조명하며 ‘개막전의 승자’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조규성이 적절한 헤더슛을 날렸다. 한국 국가대표는 비도브레 수비에 큰 위협이었다’고 평가했다.

조규성은 경기 직후 구단을 통해 “데뷔했고, 골도 넣어서 기쁘다. 그러나 지속해서 많은 경기가 있기에 내일부터 잊을 것이다.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할 것이고 덴마크 축구에 익숙해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의 분위기, 특히 팬이 보여준 끊임 없는 응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90분 내내 우리를 계속 응원했다며 ”덴마크 사람들은 내게 정말 친절하다“고 현지 생활에 만족해했다.

그는 이제 유럽클럽대항전 무대에 도전한다. 오는 27일 오전 1시45분 홈구장에서 킥오프하는 프로그레스 닐데르콘(룩셈부르크)과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예선 2라운드 출격을 기다린다. 공식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쏘아올린 그는 한결 자신감을 품고 두 번째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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