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한국을 방문한 호나우지뉴 등 축구 레전드 3인방이 한국 선수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을 최고로 꼽았다.

라싱시티그룹 코리아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 지하 1층 그랜드볼룸에서 2000년대 초·중반 브라질 축구의 상징 호나우지뉴(43)를 비롯해, 이탈리아 카테나치오(빗장수비)의 대명사 파비오 칸나바로(49)와 마르코 마테라치(49)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유소년 아카데미 참석, 한국 문화체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8일과 9일 입국했다. 라싱시티크룹은 오는 10월21일 경기도 고양시종합운동장에서 이들을 비롯해 브라질, 이탈리아, 한국 등 4개국 역대 스타들이 출전하는 레전드 이벤트 매치를 열 예정이다.

애초 입국 예정이던 브라질 레전드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43)는 개인사정으로 오지 않았다.

이날 회견 중반 ‘함께 뛴 한국 선수와 현재의 한국 선수 중 누가 최고냐’는 질문에, 마테라치는 “당연히 맨유의 박지성”이라고 했고, 호나우지뉴는 “박지성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짧게 답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뛰다가 최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센터백 김민재에 대한 질문도 이날 쏟아졌다.

김민재를 평가해달라고 묻자, 마테라치는 “나는 나폴리 출신이 아니어서 칸나바로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면서도 “김은 높은 퀄리티의 선수다. 비록 나폴리에서 1년 뛰었지만, 그의 활약에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칸나바로는 “내가 중국 (광저우 헝다) 감독으로 있을 때 김민재(당시 전북 현대)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훌륭한 선수였지만, 다소가 실수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유럽에서 있으면서 실력이 항상됐다. 나폴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민재가 (나폴리) 티셔츠를 준비한다고 했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마테라치는 인터밀란, 나폴리 태생인 칸나바로는 나폴리·인터밀란·유벤투스 등에서 명수비수로 이름을 떨쳤으며, 둘은 이탈리아의 2006 독일월드컵 우승 주역이다.

레전드로서 한국 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호나우지뉴는 “한국은 단시간 안에 발전했다. 지금은 상당한 세계적 수준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테라치는 “20년 전 기억을 떠올려봐도 한국팀은 좋은 실력이었다. 월드컵에서 매번 나은 퀄리티를 보여줬다”고 좋게 평가했다.

칸나바로는 “2002 한·일월드컵 이후를 생각하면, 한국팀은 많이 발전했다. 좋은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이 있고, 한국팬들의 열정적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유럽에 진출했고, 김민재도 나폴리에서 좋은 활약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과 1-1로 비긴 뒤 안정환한테 연장전 골든골을 얻어맞고 패했는데, 당시 후보였던 마테라치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고 말하며 웃었다. 당시 칸나바로도 벤치 멤버였다.

2002 한·일월드컵 때 자신들이 출전해 한국과 경기를 했다면 결과 달라졌을 것이냐는 물음에 칸나바로는 “물론 그렇다”, 마테라치는 “아주 쉬운 질문”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0월 레전드 매치와 관련해 누구와 대결하고 싶냐는 질문에 마테라치는 “손흥민이 뛰게 되면 좋을 것이다. 내가 나이가 있어 막기는 어렵겠지만, 손흥민을 막아보고 싶다. 그는 너무 빠르다”고 했다.

칸나바로는 “두말 할 필요없이 호나우지뉴와 뛰고 싶다. 그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항상 웃고 있어 좋다. 그가 상대편이라면 막기 어렵다”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