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천문학적인 오일머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유럽 빅리그에 이어 ATP 투어 대회까지 손길을 뻗쳤다.

21세 이하 상위 8명의 경연장인 ‘넥스트 제너레이션(차세대) ATP 파이널’을 2023년부터 5년 동안 사우디 제2의 도시 제다에서 개최하기로 ATP 투어 측과 합의한 것이다.

올해 대회는 오는 11월28일부터 12월3일까지 열린다고 ATP 투어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4일(현지시간) 공식 밝혔다.

사우디는 최근 몇년 사이 축구, 골프, 포뮬러1, 복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열악한 자국내 인권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한 ‘스포츠 워싱’이란 비판이 나온지도 오래다.

안드레아 가우덴지 ATP 회장은 지난 24일 사우디와의 계약을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시장개척이 종목 성장의 핵심”이라며 “차세대 ATP 파이널의 제다 개최는 젊은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새로운 팬들에게 영감을 주고, 테니스를 중심으로 관중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전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리(잉글랜드)는 사우디에서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ATP 투어 이벤트(랭킹 포인트 포함)가 사우디에서 개최된다면 거기서 경기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도 과거 자신이 언젠가는 사우디에서 경쟁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가 많은 토너먼트를 개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은 지난 2017년부터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돼왔다. 실내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제다 대회 때부터는 기록적인 200만달러의 총상금이 걸려 있다.

사우디테니스연맹의 아리즈 무타바가니 회장은 이 대회를 개최하게 된 데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차세대 ATP 파이널은 젊은 인재들이 스포츠의 최고 수준에 도달하도록 영감을 주는 우리 연맹의 철학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또 WTA 투어 시즌 왕중왕전 개최와 관련해서도 투어 측과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