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 현장에 등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일(한국시간) 모나코의 그리말디 포럼에서 열린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조 추첨식에 자리해 시간을 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UEFA 경기위원장인 즈보니미르 보반 등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사진 속 표정만 봐도 클린스만 감독은 해맑아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이유로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 현장을 찾았는지는 알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하는 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오현규, 양현준(이상 셀틱) 등이 출전한다는 것 외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깊이 관여할 이유도 없다. 지난 화상 기자회견에서 “현대 축구의 흐름을 알기 위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자주 본다”라고 말한 것처럼 전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면 모를까 조 추첨 현장에는 굳이 왜 갔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이번 주말에도 한국에서는 K리그 경기가 열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이동경(울산 현대), 이순민(광주FC), 김준홍(김천 상무) 등을 선발했다. 지난 3월, 6월에는 대표팀에 없던 선수들이다. 6월에 뽑혔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문선민(전북 현대), 김주성(FC서울) 등도 아직은 클린스만 감독이 잘 모르는 선수들이다.

K리그 현장을 찾아 낯선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활용법을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클린스만 감독은 먼 모나코까지 이동해 외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재택근무 논란에 “과장”이라며 단호하게 현실을 부정하던 게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행동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근무 논란 속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까지 생략하기로 하면서 큰 비판에 직면했다. 심지어 K리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해외에 체류하다 웨일스 현지에서 선수단을 만나게 된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태도를 지적받는 대표팀 감독의 행보가 낯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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