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LG, SSG와 다 붙이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

최고 투수를 가장 중요한 경기에 맞췄다. KT 이강철 감독이 5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윌리엄 쿠에바스가 일주일 넘게 쉬게 된 배경을 전했다.

쿠에바스의 최근 등판은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이다. 이날 쿠에바스는 103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1실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8월 5번의 등판에서 총 36이닝을 소화했고 5승 평균자책점 0.69로 괴력을 발휘했다. 8월 최고 투수로 8월 MVP 수상 가능성이 있는 쿠에바스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로테이션상 9월 2일 고척 키움전 등판이었는데 이 감독은 변화를 줬다. 쿠에바스의 다음 등판을 5일 수원 LG전에 맞추면서 쿠에바스가 1위 LG전, 3위 SSG전에 모두 등판할 수 있게 일정을 조정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LG전에 안 좋기는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본다. LG는 나중에 우리가 잘하면 올라가서 만날 수 있는 팀이다. 그때 쿠에바스를 안 쓸 수는 없다. 오늘 팀이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쿠에바스가 좋은 투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쿠에바스는 통산 LG를 상대로 7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23으로 고전했다. 올시즌에도 LG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25로 무너졌다. 이 감독은 “LG와 할 때 볼이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 꼬인다. 수비 에러가 나오거나 이상한 안타를 맞는다. 위기에서 큰 거 허용하면서 결과가 안 좋다”고 쿠에바스의 지난 LG전을 돌아봤다.

그래도 최상의 시나리오를 바라봤다. 쿠에바스가 LG전 징크스에서 벗어나고 10일 SSG전까지 이번주 2회 등판에서 모두 활약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넣었다.

이 감독은 “이번 LG전도 중요하지만 주말 SSG전 또한 중요하다. LG, SSG와 다 붙이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며 “SSG전에서 쿠에바스 외에 선발진이 좀 안 좋은데 그래서 LG와 주중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대하고 있다. 좋은 투수 3명(쿠에바스, 벤자민, 고영표)이 모두 나오는 만큼 2승 이상은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늘 그랬듯 시즌 막바지에는 모든 경기가 분수령이고 승부처다. 이 감독은 “지금 우리가 더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지금 우리 자리를 지키는 것을 최소 목표로 삼아야 한다. 4, 5위 팀이 올라오는 기세도 무섭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이겨야 한다”며 “선발진에 아쉬움이 있기는 한데 김민과 조이현을 붙여서 5회까지는 가는 식으로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KT는 조용호(우익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윤석(1루수)~이호연(2루수)~배정대(중견수)~장준원(유격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1군에 올라온 강백호는 대타로 대기한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도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 대타로 준비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