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판소리 ‘태권가’ 초연이 태권도 화합과 교류의 장(場)을 열었다.
지난 9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된 ‘2023 제1회 ITF 월드게임 & 2023 제4회 태권-도 원 챔피언십’ 대회 개막식에서 판소리 ‘태권가’가 초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태권-도 원 챔피언십’ 대회는 ITF(국제태권도연맹)와 WT(세계태권도연맹) 각기 다른 스타일의 태권도가 교류하고 화합하는 세계 유일의 대회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유튜브 생중계되어 화합과 교류의 무대로 하나가 된 태권도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린 의미 있는 행사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념과 갈등을 초월한 하나의 태권도, 그 역사적 순간을 만든 데에는 개막식의 연출이 큰 역할을 했다. 대북의 퍼포먼스로 열린 개회식 무대는 그 시작부터 모두의 이목을 끌었고, 뒤이어 바로 소리꾼이 등장해 해학을 담은 유쾌한 말솜씨로 모두에게 태권도 화합의 염원을 전달했다.
특히 국립창극단 최호성 배우의 소리로 초연된 판소리 ‘태권가’는 서로 다르게 발전한 태권도의 이념과 갈등을 해학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태권도 교류와 화합의 염원을 노래하며 ITF와 WT의 기술들, 품새와 틀의 내용을 가사에 녹여내었다. 이는 예술 안에서 태권도가 하나 됨을 보여주며 이러한 예술적 표현으로 판소리 ‘태권가’가 우리 태권도 역사에 중요한 방점을 찍어주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태권가’에 대해 이번 대회의 총감독을 맡은 조용경 작곡가(NPC PROJECT 대표)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태권도라 하여도 서로를 존중하고 교류하며 그 전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직접 창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무대에서도 태권도의 화합과 교류를 그리는 연출은 계속되었다. 소리꾼이 선수들을 무대로 불러내자 WT와 ITF의 선수가 한 무대에 올라 차렷, 경례 구호로 인사를 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이례적인 모습은 그 자리에 있던 선수들에게 깊은 감동과 뜨거움을 선사했다. 대북의 울림과 선수들의 목소리만으로 넓은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애국가의 감동 또한 전례 없던 편성으로 선수들의 하나된 마음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게 했다.
특별한 연출을 토해 태권도로 하나 된 역사적인 순간을 모두의 가슴 속 깊이 각인시킨 이번 ‘2023 제1회 ITF 월드게임 & 2023 제4회 태권-도 원 챔피언십’ 대회 개막식은 ‘품새의 틀을 깨다’라는 모토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 시킨 이번 대회와 그 개막식, 특히 판소리 ‘태권가’는 여전히 세계인의 가슴 속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