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국가대표 은퇴선수들이 유소년스포츠 육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맞잡고 펼치고 있는 상생프로젝트가 출범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세종 국대유소년스포츠클럽’은 세종정부종합청사 체육관을 활용해 유소년들이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로부터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기회가 부족한 세종시 초중고 유소년을 위한 최고 수준의 스포츠 교육 시스템을 보급, 스포츠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5월부터 축구, 농구, 사격, 체조 등 다양한 종목의 전(前) 국가대표 출신 은퇴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4일 리듬체조 종목에서 ‘세종 국대유소년스포츠클럽’의 첫 결실이 탄생했다.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위너스 코리아 챌린지컵 리듬체조 대회’에서 맨손규정 입문 레벨1 부문 1위와 6위를 ‘세종 국가대표 스포츠 클럽’ 출신 학생들이 차지했다. 이수현(도담초 6학년)이 1위를, 이지유(대전외국인학교 2학년)가 6위에 올라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천송이(26)는 ‘세종 국대유소년스포츠클럽’에서 리듬체조 레전드로 참여해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수현과 이지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리듬체조에 처음 입문했다.
천 코치는 “수현이와 지유가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대회를 준비했다. ‘세종 국대유소년스포츠클럽’에 참가한 어린아이 중 수현이와 지유가 유독 유연해 동작을 빨리 습득했다. 그래서 따로 대회 준비반에서 수업하며 둘만 출전했는데 두 선수 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지도자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주 2회씩 세종정부종합청사 체육관에서 천 코치에게 레슨을 받으며 리듬체조에 재미를 붙였다. 천 코치는 “두 친구가 잘해줘서 참 뿌듯하지만 한편으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경기를 치르고 나서 지유는 ‘리듬체조 국가대표까지 하고 싶다’라고 했다더라”며 미소 지었다.

유치원, 초등학생 등 어린아이들에게 리듬체조는 흥미진진한 스포츠다. 천 코치는 “아무래도 반짝반짝하는 예쁜 경기복을 입고, 헤어·메이크업 등 꾸미고 경기하니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이 자신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 또 후프, 곤봉, 볼 등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신나는 음악과 같이 활동적으로 몸을 쓰니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방싯했다.
이수현, 이지유 두 학생이 거둔 대회 성과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는 게 천 코치의 설명이다. 천 코치는 “두 친구가 옆에서 경기복을 입고 연습할 때도 다른 학생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나도 리듬체조 대회에 나가고 싶다’라고 하더라. 어린 친구들이 작품 연습이라는 걸 처음 보는 거니 다들 신기해하고 재밌어했다. 어제 두 선수가 거둔 성과로 다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천 코치도 의욕 넘친다. 그는 “세종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열정이 보이는 친구들을 보곤 한다. 그러면 더 가르쳐 주고 싶고, 잘했으면 좋겠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이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나도 더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아붓게 되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천 코치는 “이제 시작이고 리듬체조에 입문하는 아이들의 기초를 잡아가는 단계다. 그러나 이 친구들과 함께 차근차근 기회가 된다면 대회도 하나씩 나가보고, 훗날엔 국제대회도 같이 나가보고 싶다. 나 역시 많은 실전과 대회를 통해 큰 경험을 얻었기에 리듬체조 꿈나무들에게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라며 열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천 코치는 “아이들이 오랫동안 리듬체조를 꾸준히 했으면 한다. 금방 질리지 않아 하고, 재밌어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재미와 함께 실력도 향상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국대유소년클럽이 뿌린 씨앗이 첫 열매로 이어지면서 타 종목으로도 긍정적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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