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한 여성이 상습적으로 자신의 집을 훔쳐보는 남성을 신고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했다. 여성은 신고 사실을 들키면 남성이 집 안으로 들이닥칠 수 있다고 판단해 “짜장면을 배달해달라”며 경찰에 신고했고,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 12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남성은 지난 8일 오전 1시 50분경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에서 여성 혼자 사는 집을 훔쳐보다가 경찰에 체포, 주거침입·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여성은 112에 남성이 공동출입문 안까지 들어와 집 내부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전화를 걸어 “짜장면 1개를 배달해달라”며 “전에도 몇 번 연락했고, 빨리 와달라”라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112상황실은 이른 오전 시간대 피해 여성이 침착한 목소리로 짜장면 배달을 언급하자 긴급상황임을 직감하고 바로 ‘코드 제로’를 발령했다. 코드 제로는 출동 단계 중 최고 수준으로 신고 접수 후 최단 시간 내 출동해야 한다.

경찰은 출동한 지 30분 만에 광진구 주택가를 서성이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과거 살던 곳이라 생각이 나서 들렀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A씨가 술을 마신 채 여러 차례 집을 훔쳐본 사실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지만 접근 금지 등 스토킹 잠정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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