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이미 삼성의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4년 연속으로 뛰고 있다. 이제 ‘5년차’ 타이틀까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뷰캐넌(34) 이야기다. 안 잡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뷰캐넌은 14일 홈 SS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날 삼성은 5-3의 역전승을 거뒀다. 오승환이 KBO리그 통산 첫 번째 400세이브를 달성한 경기이기도 하다.

이날 기록을 더해 뷰캐넌은 30경기 188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탈삼진은 139개로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신 볼넷 허용이 43개다. 탈삼진-볼넷 비율이 3.23이다.

일단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180이닝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등판 경기수는 개인 최다 타이다. 4년 연속 10승을 만들었으며, 2점대 평균자책점은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해가 가장 낮았는데 3.04였다.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5.15에 달한다. 첫 시즌이던 2020년 만든 4.68을 넘어섰다. ERA+(조정평균자책점)도 167.3으로 가장 좋다.

리그 전체로 봐도 특급이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 이닝 1위, 다승 공동 5위, 탈삼진 9위다. WAR 6위에 ERA+는 3위다.

거의 모든 면에서 단연 ‘커리어 하이’다. 삼성의 확고부동한 에이스다. 알버트 수아레즈가 부상으로 빠지고, 대체로 영입한 테일러 와이드너가 왔지만, 여전히 뷰캐넌이 최고였다.

시즌 말미마다 나오는 단어가 있다. ‘재계약’이다. 남을 사람은 남고, 갈 사람은 간다. 삼성에게 뷰캐넌은 당연히 재계약 대상이라 봐야 한다.

1989년생으로 34세 시즌을 보냈다. 내년 35세가 된다. 그러나 노쇠화 징후는 전혀 없다. 팀의 가장 확실한 ‘상수’다. 이런 투수를 놓치면, 전력 공백은 불 보듯 뻔하다.

경기 외적으로도 비중이 큰 선수다. 등판하는 날은 철저히 자신에게 집중하지만,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 날은 더그아웃 최고의 치어리더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팀원들의 신뢰도 두텁다.

뷰캐넌이 다른 리그를 찾아 떠날 가능성도 있지만, 확률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삼성 최적화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이드너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 이 추세라면 삼성이 뷰캐넌을 기본으로 놓고, 2옵션 외국인 투수를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딱 실력을 보면 된다. 100만 달러로 이런 수준의 외국인 투수를 또 구하기가 쉬울 리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