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경찰이 가수 지드래곤과 배우 이선균을 입건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디스패치는 “이선균은 룸살롱 종업원 K씨의 자작극에 낚였고, 지드래곤은 K씨의 자랑질에 이용됐다”라며 “경찰은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내사 과정에서) 이름부터 흘렸다”라고 보도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이 연루된 사건의 피의자인 룸살롱 여종업원 K씨는 마약 전과만 최소 5개인 마약 사범이다.

K씨는 지난 8월 마약을 즐기다가 지인의 전 남친에게 들켰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K씨는 돈으로 입막음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이선균에게 자신의 휴대폰이 해킹당했다면서 ‘자작극’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K씨는 이선균에게 “해커가 애플워치를 해킹해서 나와 오빠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라며 “오빠랑 나랑 통화한 음성파일도 해커가 다 갖고 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어서 “오빠가 해커를 무시해서 매스컴에 나오면 다 끝이라고 본다. 3억만 주면 다신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 나 믿고 해달라”라며 이선균에게 3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돈을 건넸고 K씨는 3억 원을 받았다. 이후 K씨는 지난달 18일 체포됐다.

경찰은 K씨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휴대폰에 이선균과 연락한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마약 투약 가능성이 있다는 심증 아래 이선균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문제는 경찰이 K씨와의 대화를 토대로 다시 심증만으로 지드래곤을 수사선상에 올렸다는 것.

디스패치는 “지드래곤은 지난해 G업소를 2차례 이상 찾았다. K씨는 지드래곤이 자신을 찾아왔다며 지인에게 자랑했다. 경찰은 이 대화에서 ‘손님’ 지드래곤을 마약 용의자로 찍었다. 하지만 경찰의 특정 근거는 너무도 빈약했다”라고 전했다.

전적으로 K씨의 말과 휴대폰에만 의존해 마약 투약 의심 연예인이라고 언론에 흘리고 급기야 입건까지 했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경찰이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았고, 피의자의 진술이 더해졌다면 충분히 의심할 수는 있지만 피의사실을 공표한 죄는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내사 과정에서 연예인 이름을 언론에 흘린 경우는 흔치 않았다.

마지막으로 “K씨가 마약을 구한 과정을 살펴야 한다. 강남 유흥가에 만연한 마약 커넥션도 쫓아야 한다. 그 마약이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드래곤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라고 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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