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지난해 6승24패로 2연속시즌 꼴찌 수모를 맛봤다. 그러나 이번시즌에는 누가봐도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에 나선다. 벌써 9경기 만에 3승을 수확했다. 이 속도라면 2023~2024시즌이 끝날 때 즈음 최소 9~10승은 가능하다.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 얘기다.

이번시즌 하나원큐에 대해 다들 “에너지 레벨이 높아졌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많이 뛰는 농구로 4쿼터 막판까지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일찌감치 포기하던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입을 모아 첨단기술로 무장한 최신식 장비 덕이라 한다.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은 “올해부터 김익겸 트레이너를 모셨고, 장비를 많이 도입했다. 데이터를 계속 분석하며 누가 피로도가 높은지 낮은지 경기 중에도 들여다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비시즌 때부터 힘든 훈련을 잘 이겨내주고 왔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갈수록 버티는 힘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더블-더블 맹활약을 펼친 하나원큐 양인영 역시 “(구단이) 팀에 많은 장비를 지원해줘서 다양한 지표를 받아보고 있다. 이걸 활용하면서 경기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고 전했다.

하나원큐는 총 세 가지 ‘신식 장비’를 활용한다. 특히 이번시즌에 도입해 찬사 받고 있는 기계는 ‘캐타펄트(catapult)’로 선수들의 실시간 피지컬 데이터(총 운동량, 점프 횟수·강도, 가속·감속 등)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선수단의 체력과 부상을 관리한다.

하나원큐 관계자는 “선수 움직임을 기반으로 에너지를 어떻게 소모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 소모 여부는 쿼터별로도 나온다. 이 지표를 보면서 선수를 교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자프로농구에서는 KB와 신한은행, 그리고 하나원큐가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 도입한 두 가지 영상 데이터 분석 장치도 유용하다. 하나는 베프로(bepro)로 훈련·경기 장면을 촬영해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관계자는 “축구에서 많이 쓰는 건데, 훈련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찍은 영상을 분석해 이를 선수들이 다같이 돌려본다”고 말했다.

나머지 하나는 ‘허들 인스텟(hudl instat)’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역시 베프로랑 비슷한데, 하나 선수단은 리그 경기에서 촬영된 영상을 경기 후 함께 분석하며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는다. 하나 김도완 감독은 “경기 끝나고 숙소에 오면 자정인데, 선수들이 모여서 영상을 돌려보더라”라고 할 정도다.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장비로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을 한게 아니다보니 올해 유독 활동량 증가했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아직은 모니터링과 패턴을 만들고 있는 과정”이라면서도 “그래도 짧은 기간이지만 유의미한 참고 지표들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