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공동수상에 이름 모를 상까지 지겹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2023 연예대상’ 방송 직후 쏟아진 반응이다. 지상파 시상식의 고질병으로 지적되고 있는 트로피 남발이 또 화두에 오른 것이다.

시청자들은 지난해 부터 큰 의미가 없는 상으로 지적된 몇몇 부문의 시상이 다시 한번 진행된 점, 공동 수상이 쏟아진 점을 지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19개 부문 중 10개 부문에서 공동 수상이 쏟아졌다. 큰 의미가 없는 부문의 수상까지 수많은 트로피가 수상자들에게 전달되면서 시청자들은 과도한 표창이 실력과는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연예인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만큼 무대 위에 올라와 소감을 밝히는 데에 많은 시간이 사용됐다. 그렇다 보니 방송 시간이 4시간가량으로 늘어났고, 시상식을 보는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올라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홍김동전’ 후보 누락 논란도 발생했다. 시청자들의 투표로만 결정되는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후보에 ‘홍김동전’이 빠진 것이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후보는 ‘1박2일’, ‘개그콘서트’, ‘골든걸스’,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편스토랑’이었다.

‘홍김동전’은 내년 1월 종영을 앞뒀지만,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후보에 올랐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상식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지상파 시상식의 권위가 떨어졌다”, “경쟁이 아닌 잔칫집에서 떡 나눠주는 것 같다”, “이제는 진짜 바뀌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트로피의 과잉 수여는 단순한 수상자들의 성과를 인정하는 의미를 벗어나, 오히려 상을 받는 것이 일종의 ‘상품’ 수령으로 느껴지게 되고 있다. 앞으로의 지상파 시상식에서는 수상 기준과 트로피의 수여에 대한 적절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수상자에게 ‘얘가 더 잘하는데 왜 나눠주냐’는 식에 대한 의문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지상파가 예능프로그램을 이끌고 가는 시점이 아니라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상파 연예대상은 단순한 성과 인정을 넘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축소되어가고 있다. 1등과 2등의 중요성이 떨어진 만큼 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워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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