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최근 알츠하이머 의심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 김창옥 교수가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27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강연 누적 조회수 2억뷰, 누적 관객수 350만명을 자랑하는 소통전문 강연가 김창옥 교수가 출연했다.
김창옥은 “오늘 촬영 마치고 병원에 치료차 잠깐 간다. 요즘 한달에 3주는 서울에서 일하고 1주는 고향인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알츠하이머 의심진단을 받았던 김창옥은 이때문에 병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몇년 전부터 뭔가를 계속 깜빡깜빡해서 병원을 갔더니,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있다더라. 실제로 검사 결과 점수도 낮아서 검사를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김창옥은 어린시절에 대해 “공부 못하고 까부는 애였다. 선생님한테 맞고 돌아가면서 웃긴 표정 짓고. 사람들을 웃기는 게 너무 좋았다”라며 웃었다.
그는 “아버지가 도박을 하시고, 엄마랑 UFC 하시고 그래서 좀 눈치를 보게된 것같다. 그게 센스가 되기도 했고”라며 다소 불우했던 어린 날을 이야기했다.
그는 “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청각장애가 있었다. 대화가 잘 안되는 사이였고 소통이 안 됐다. 그렇게 자랐더니 나도 소통이 힘든 사람이 되더라. 그래서 아버지의 귀를 치료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담았는데, 70년만에 수술을 해서 소리가 들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70년만에 세상과 소통한 아버지의 감격스런 모습이 담긴 영화를 최근 다시 봤다는 김창옥은 “그거 보니까 아버지가 보고싶더라. 그때 아버지가 처음으로 나한테 고맙다고 하셨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 영화를 보니 정말 아버지와 좋은 이별을 한 것같았다. 어느날 아버지가 술을 살짝 드시고 검은 봉지에 포도를 사오신 적이 있는데, 그날 유일하게 기분이 좋아보였다. 폭력적이지 않은 거의 유일한 모습이었다. 내가 자라서도 과일같은 걸 보면 사오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김창옥은 “언젠가 우리가 또 만나게 되면 그때는 꼭 아버지하고 자연스럽고 진솔한 얘기를 서로 해보고 싶어요. 여러가지로 힘드셨을텐데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고요. 제 마음이 더 풀리면 자연스럽게 아빠와 이야기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또 아버지 찾아올게요. 편히 쉬세요”라고 세상 떠난 아버지에게 인사했다.
50대에 알츠하이머 의심진단을 받은 김창옥은 “내 나이가 오십인데 알츠하이머라는게 흔한 질환은 아니니까. 아직 아이들도 어린데, 어머니도 아직 계신데 내가 엄마를 못 알아보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의심진단을 받고 강연을 좀 줄여야 할 것같아서 말했는데, 그게 보도가 되면서 딸이 학교에서 울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걱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에 걸려도 기억은 사라지는데 감정들은 많이 기억한다더라. 어릴 때 핫도그 먹을 때 소시지를 마지막에 남겨두듯이 좋았던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