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을 사망으로 몰고 간 마약 의혹 수사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됐다.
16일 방송된 MBC ‘PD 수첩’에서 지난해 10월 언론보도를 통해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부터 12월27일 사망하기까지 70일의 시간을 추적했다.
지난해 9월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유흥업소 종업원 김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던 제보자 A씨는 “이선균의 이름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선균이 튀어나오고 지드래곤 튀어나오고 하니 이런 애들(김씨)은 묻혔다”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김씨는 다른 투약자들에 대해 불기 시작했고, 그의 진술에 근거해 ‘톱스타 L씨’의 마약투약 의혹이 최초로 보도됐다. 입건도 되지 않은 내사 단계에서 이름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축은 이선균으로 이동했다.
이선균은 10월28일 경찰에 첫 출석해 “불미스런 일에 연루돼 실망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선균의 공개소환 조사는 그 후로도 2번이나 이뤄졌다.
하지만 김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는 투약 시기를 특정하지 못했고, 이선균을 피의자로 입건한 후에도 마약투약 여부를 입증할 모든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한 현직 경찰은 “(증거가) 안 나오면 수사는 끝이다. 언제까지 수사할 수는 없다. 수사라는 게 누군가를 괴롭히는 침익적 행위라 한계가 존재하기에 결론을 내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결국 비슷한 시기 수사 대상에 올랐던 지드래곤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나자 경찰들은 더 집중적으로 이선균 사건에 매달렸다.
배한진 변호사는 “권지용 씨가 불송치 결정이 되며 수사하는 입장에선 압박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과잉수사로 비칠 수 있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와는 무관한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경찰에서 흘러나왔을 녹취록, 심문 자료 등이 연일 보도되며 이선균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받아야 하지만 잘못을 했다는 게 판단되기까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 소위 여론몰이라고, 수사기관의 휘두르기를 통해 마녀사냥을 해나가고 하는 것들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볼 수 있나”라며 호소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