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인민 루니’로 인기를 끌었던 축구스타 정대세가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각서에 사인을 하다 눈물을 쏟았다.
21일 방송된 MBN ‘한번쯤 이혼할 결심’에서 결혼 10년차인 정대세와 명서현 부부가 가상 이혼을 체험했다.
재일 한국인 3세인 정대세는 일본 J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지난해 17년만의 운동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한국으로 돌아와 처가살이하고 있다고.
명서현은 “아이들 학교를 고려했는데, 주변은 너무 월세가 높았다. 우리가 현금도 엔화도 없어서 빈털터리다. 그래서 친정살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혼 때부터 각방살이를 했었다. 합가하면서 큰 침대를 샀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남편이 없더라. 짐 방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라면서 웃었다. 10년 내내 운동선수 남편을 내조하는 게 힘들어서 은퇴를 기다리기도 했다는 아내는 생각과 전혀 다른 일상에 불만이 많았다.
현재 정대세 가족은 장인장모와 정대세의 네 식구, 대형견까지 총 일곱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장인은 “사위가 날 어려워하고 눈치 볼까 걱정해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침 운동이 루틴인 정대세는 눈뜨자 마자 아침을 챙겨 먹고 운동을 나섰고, 두 아이 등교와 식사까지 챙기는 아내의 아침은 분주하기 짝이 없었다. 홀로 운동을 마치고 온 정대세는 아침식사를 하는 장인과 아내 옆을 쓱 지나쳐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처가에 얹혀사는 것도 모자라 집안일을 나 몰라라 하는 정대세의 모습에 명서현은 속 터져 했고, 딸과 사위의 신경전에 불편해진 장인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명서현은 “한국에 오면서 아버지를 좀 챙겨드리고 싶었다. 엄마가 일본에 와서 아이들 육아를 도와주느라 아버지는 늘 한국에서 혼자 계셨다. 이참에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시간 보내고픈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는 “막상 아버지가 사위 눈치를 보고 방에서 안 나오시고 그러더라. 아버지가 더 배려하신다. 내가 불효녀인가. 판단이 잘못됐나 그런 생각에 속상하더라”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결국 명서현은 여전히 선수 시절처럼 지내는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내내 정대세는 본인 축구에만 전념했기 때문에 그 과정은 오로지 내 몫이었다. 난 은퇴하고 6개월 되면 당신이 알아서 육아도 살림도 같이할 줄 알았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대세는 “나라는 남자를 존중하고 리스펙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가시 돋친 말투를 쓰는 게 싫다”라고 말했고 명서현은 “우리가 서로 떨어져서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날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두 사람은 이혼합의서 작성에 앞서, 친권과 양육권 면접교섭권 등등이 적힌 법적 서류를 받아서 들었다. 아내가 아이를 키우는데 합의했지만 정대세는 양육권, 친권을 포기하는 각서를 바라보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이 정말 가혹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의 생년월일을 쓰고 친권 포기각서에 사인을 하던 정대세는 결국 얼굴이 붉어진 채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아이들 생년월일을 못 쓰겠더라. 아이들 태어나던 날이 생각났다”라며 아버지로서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