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우승후보’ 일본이 ‘충격의’ 8강 조기 탈락으로 짐을 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1-2 역전패하면서 2015년 호주대회 이후 9년 만에 8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일본은 이번대회 ‘우승후보’로 꼽혀왔다. 엔트리 26명 가운데 20명이 유럽파였고, 공수 균형잡힌 경기력으로 A매치 10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독일 등의 강호를 잡으면서 기세가 단단히 올라있었다.
하지만 대회 출발부터 불안했다.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에 4-2 신승했다. 승전고를 울렸지만 ‘약체’에게 무려 2실점하는 등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이라크와 2차전에서는 1-2 ‘충격패’했다. 이 패배로 일본이 이어온 A매치 11연승이 끊겼다.
조별리그 D조 2위로 16강에 올라 바레인을 3-1로 격파했지만, 8강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가 일본을 덮쳤다. 16강 당일 ‘핵심 미드필더’ 이토 준야가 성범죄 가해자로 고소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출전했던 그는 16강전에서는 벤치만을 지켰다. 결국 이토는 대표팀에서 퇴출, 짐을 싸서 일본으로 돌아갔다.
모리야스 감독은 “누군가 없다고 해서 팀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과감하게 싸울 것이라는 것에 대해선 전혀 걱정 않는다”면서 “아시아 정상급의 두 팀이 치르는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지만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전반 28분 리드를 잡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역습 과정에서 우에다 아야세의 패스를 받은 모리타 히데마사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이란 수비수들을 제친 뒤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이란 골키퍼 베이란반드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이후 이란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란은 직전 16강에서 메흐디 타레미가 퇴장 징계로 자리를 비웠지만 힘으로 일본을 몰아붙였다. 특히 최전방의 아즈문이 맹활약했다. 머리와 발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0분 모하마드 모헤비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자한바크시에게 페널티킥골까지 헌납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이 부상에서 겨우 복귀했지만,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일본으로 돌악야 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