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롯데가 ‘형제구단’인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와 교류전에서 2연패했다. 1차전(24일)에서 3-6으로 졌다. 사사키 로키를 맞이한 2차전(25일)에선 1-8로 더 크게 졌다. 등판한 투수마다 난타당했다. 타선도 침묵했다. 찬스마다 살리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직후 선수들에 심각한 얼굴로 주문했다. 선수단 전체 ‘열중쉬어’ 자세로 얼어붙은 채 이야기를 들었다.

심각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정작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오히려 웃어보였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투수 제구력이나 야수 수비 등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교류전 승패에 연연하진 않겠단 의미였다. 투수 컨디션도 아직 올라오진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선수단 기를 살려주려는 김 감독 배려가 돋보였다. 역시 ‘우승 청부사’였다.

김 감독은 “이번 교류전을 통해 선수단 점검을 어느 정도 했다”며 “라인업은 아직 구상 중인데 잘 맞춰보겠다”고 답했다. 타자 라인업, 투수 페이스 등을 살펴봤다는 점을 강조했다.

2차전에서 사사키와 맞선 박세웅은 최고구속 147㎞ 패스트볼을 던지며 분투했다. 2이닝 39구로 2실점 했다. 속구, 커브, 슬라이드, 포크볼, 커터 등을 섞어 던졌다. 그렇지만 지바롯데 타자들은 처음 보는 박세웅 공을 잘 공략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박세웅) 공이 나쁘지 않았다”며 “다만 일본 타자들이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이런 점이 뛰어나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사사키를 상대로 2루타를 친 윤동희도 극찬했다. 김 감독은 “어떤 투수든 대처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사사키는 날씨가 추워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고구속 155㎞ 패스트볼을 뿌렸다. 윤동희는 몸쪽으로 들어오는 151㎞ 속구를 당겨쳐 좌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윤동희는 “한국에서 상대해본 적 없는 공이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전에도 시속 150㎞대 공을 쳐봤지만, 사사키는 공 끝이 더 살아있었다”며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하자면 사사키 공은 가벼우면서도 한 번 더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교류전은 17년 만에 성사했을 정도로 롯데 그룹에서 공을 들였다. 선수들도 느낀 바가 남달랐다. 투수 최준용은 “일본 선수들이 확실히 야구를 대하는 자세라든지, 훈련하는 모습이라든지, 하나하나 성실하게 하는 것 같다”며 “러닝을 하더라도 전력으로 뛴다.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윤동희도 “타격훈련 스타일이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훈련 때 멀리 치는 것보다, 각자 목적을 설정하고, 짧게 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풀스윙이다. 그런 모습을 많이 봤다”며 “일단 선수들이 전부 진지하게 임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자매구단이어서 이렇게 할 수 있었다”며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됐다”고 평가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