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스스로 ‘리빌딩 종료’를 외쳤다.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리고 제대로 경쟁할 것을 다짐했다. 2024시즌 도약을 약속한 한화다.
역대급 출정식이었다. 규모부터 그랬다. 야구 경기가 메인이 아닌데 4500명 팬이 운집했다. 팬 앞에서 선수단은 암흑기가 끝났음을 확신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보다 많은 폭죽이 터졌다. 이글스의 도약을 상징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단 각오도 남달랐다. 12년 만에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은 “지금까지 했던 출정식 중 팬이 가장 많이 와주신 것 같아 기분 좋고 즐겁다. 보답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당연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첫 번째 목표다. 건강할 때 돌아온다고 얘기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감격스럽다. 선수들과 힘을 합쳐 꼭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환호에 화답했다.
박찬혁 대표이사도 굵직한 한마디를 더했다. 박 대표이사는 “지난 3년이 시행착오를 거쳐 치고 올라가기 위한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기다려주신 팬을 위해 결과를 내야 하는 시기”라며 “프런트와 현장은 이런 공감대 속에 시즌을 준비했다. 새 시즌 슬로건처럼 달라진 한화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화의 슬로건은 ‘Different Us’, 즉 ‘달라진 우리’다. 2008년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16시즌 동안 단 한 차례 포스트시즌에 오른 모습과 이별한다. 박 대표이사의 말처럼 2020년부터 전면 리빌딩을 진행했는데 리빌딩과도 이별이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미 10번의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돌아온 류현진은 빅리그를 호령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지난해 사실상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낸 김민우는 환골탈태하며 선발진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문동주,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까지 그동안 없던 ‘선발 야구’를 예고했다.
불펜은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비쳤다. 마무리 박상원을 중심으로 주현상, 김범수가 리드를 지킨다. 이태양, 장시환, 한승혁 등 자원은 많다. 김서현까지 잠재력을 폭발시키면 더할 나위 없다.
관건은 야수진. 주전 2루수로 새 시즌을 출발하는 2년차 신예 문현빈. 그리고 작년까지 한화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정은원과 하주석이 도약해야 한다. 이들이 올라서면 페라자~노시환~채은성~안치홍으로 구성한 중심 타선에서 하위 타선까지 다이너마이트가 터질 수 있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문현빈과 하주석이 키스톤이다. 정은원은 외야수로 새로운 도전에 임한다. 내야 센터라인과 외야가 안정돼야 강팀다운 야구를 할 수 있다.
우려보다는 희망이 크다. 각 구단 감독과 단장, 해설위원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한화를 5강 후보로 꼽는다. 이제부터는 증명의 시간이다. 그 시작점은 오는 23일 잠실 LG전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