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에이스의 힘을 보였다. 예정된 투구수를 넘겼지만, 끝까지 책임졌다. 개막전에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다. ‘KK’ 김광현(36·SSG)의 역투다.

김광현은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1홈런) 2볼넷 6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투구수는 80~9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등판이기에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날 96개를 던졌다. 예정보다 조금이지만 초과했다.

5이닝 3실점이라면 아주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대신 선발투수 최소한의 요건인 5이닝 소화가 됐다.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내려왔다.

5회초 1사에서 이미 90구에 도달했다. 이숭용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 포수 이지영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교체는 없었다. 에이스 예우다. 김광현은 자신의 임무를 오롯이 마쳤다.

김광현이기에 이숭용 감독도 맡기고 내려왔다고 봐야 한다. 애초 스프링캠프 훈련 스케줄, 개막 선발 로테이션 순번 등 모든 것을 김관현에게 맡겼다. 김광현이 택한 개막전 선발이다. 책임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회초 윤동희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후 고승민에게 우전 안타를 줬다. 빅터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잡았고, 전준우는 삼진 처리했다. 2회초에는 노진혁-유강남-나승엽을 차례로 잡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초 일격을 당했다. 선두 김민성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김민성이 2010년 7월3일 잠실 LG전 이후 5012일 만에 다시 롯데 소속으로 홈런을 날렸고, 김광현이 제물이 됐다. 2-1 추격 허용.

오선진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았고,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다. 고승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사 1루. 레이예스에게 좌측 안타, 전준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이 됐다. 노진혁을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초 유강남을 삼진으로 잡은 후 나승엽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1루수 전의산을 실책이 나왔다.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오선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5회초 윤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고승민을 삼진 처리했다. 레이예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몰렸다.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고, 윤동희가 3루에 갔다. 노진혁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줘 4-3이 됐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유강남을 2루 땅볼로 막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초 오원석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경기를 끝냈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