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2000년대 초반, 서울 강서구에 살던 중학생 이혁재와 전남 목포에서 올라온 중학생 이동해는 서울 강남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사옥에서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유순한 성격에 춤과 음악에 관심이 많던 두 소년은 이내 절친이 됐다.
훗날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 정윤호와 슈퍼주니어로 한 팀을 이룬 이성민까지 5명이 ‘독수리 5형제’ 마냥 똘똘 뭉쳤다. 연습이 없는 주말이면 멤버들의 본가에 놀러가 잠을 자고 오기도 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유닛 D&E 멤버인 은혁과 동해의 이야기다.
은혁과 동해는 지난해 20여 년 넘게 몸담은 SM에서 독립, 자신들의 독립 레이블인 오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6일 선보인 D&E 미니 5집 ‘606’(SIX ZERO SIX)은 친정 SM엔터테인먼트의 손을 거치지 않고, 오롯이 두 사람의 힘으로 제작한 첫 앨범이다.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애정도 깊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 ‘스포츠서울’ 사옥을 찾은 은혁과 동해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직접 해 나가고 있다. 스트레스도 받지만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시로 대화 통해 문제 해결, 결혼 소망 크지만 지금은 일이 먼저!
중학생 때 만난 두사람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슈퍼주니어로 함께 보냈다. 개성이 강해 가요계 대표 ‘돌은 자’로 꼽히는 슈퍼주니어 멤버들 사이에서도 가장 돈독한 사이기도 하다. 친한 친구 사이라 동업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저희는 성향이 전혀 달라요. 사적인 부분, 생각하는 것, 취향까지 모두 다르지만 두 사람 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만은 커요.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상대가 무슨 생각하는지 대체로 알고는 있죠. 혹시 모르거나 궁금한 게 있다면 대화를 나눠요.”(은혁)
“저는 말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바로 얘기하는 편이에요. 술을 마시지 않아서 술자리에서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식사하거나 촬영 중간, 비행기 안, 이동할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을 내리곤 하죠.”(동해)
1986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올해 3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두 사람은 “만으로 37세”라고 강조하면서도 결혼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재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잖아요. 지금 어머니도 건강이 안 좋으셔서, 조금이라도 건강하실 때 결혼해 아기 낳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다만 제 직업이 쉽게 결혼을 결정하기 어렵다 보니 고민이 되죠. 이정도 나이가 되면 결혼해도 팬 분들이 크게 개의치 않으리라 여겼는데 막상 팬들의 생각은 다르더라고요.” (은혁)
“(결혼은)제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가끔 팬 분들이 결혼같은 사적인 영역을 정말 싫어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이번에 사인회 때 오신 팬들은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긴 했는데...사실 저는 인터넷도 SNS도 잘 찾아보지 않아서 궁금하면 은혁이한테 물어보는 편이에요. 저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좋은 음악, 뮤직비디오, 공연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거든요.”(동해)
슈퍼주니어 멤버들과는 여전히 끈끈함을 자랑한다. 지난 2월에는 SM시절부터 함께 한 원용선 오드엔터테인먼트 이사 결혼식에 슈퍼주니어 멤버 전원이 참석하는 의리를 보였다. 이달 말 결혼하는 동해의 친형 이동화 씨 예식에도 멤버들이 모두 하객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6월에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슈퍼주니어 월드투어가 시작됩니다. 하반기에는 D&E 국내 앨범 발매와 월드투어도 계획 중이에요. 결혼도 좋지만 지금은 일이 우선인 것 같아요. 하하”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