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 김윤성, 최재호로 만나 어느덧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로 20주년을 맞았다. “죽기 직전까지 공연하고 싶다”는 이들의 꿈은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만큼이나 진솔하고 담백하다.

개코와 최자는 2000년 3인조 힙합그룹 씨비 매스(CB Mass)로 음악을 시작해 2004년부터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힙합 듀오로 사랑받았다. ‘링 마이 벨’, ‘뱀’, ‘불면증’, ‘죽일 놈’ 등의 히트곡은 지금까지 숱한 팬들에게 불리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6학년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반에서 키가 가장 큰 아이와 가장 작은 아이, 내성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까지 모든 부분이 달랐지만 힙합이란 공통된 음악 취향으로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줬다. 개코는 “30년지기 가장 친한 친구이다 보니 일을 해도 일로 느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최자와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최자는 “혼자가 아닌 둘이어서 오래 할 수 있는 거 같다. 한 명이 뒤쳐지면 끌어준다. 그래서 꾸준히 앨범을 낼 수 있었다. 혼자라면 절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2014년작 ‘에이아오(AEAO)’로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역주행 했고,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미션 음원 ‘스모크(Smoke)’로 국내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그 성과로 올해 열린 ‘제33회 서울가요대상’에서 R&B 힙합상을 수상했다.

‘젊은 음악’으로 여겨지는 힙합에서 오랜시간 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다이나믹 듀오가 공연형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꾸준한 앨범 발매 뿐만 아니라 매년 다양한 대학축제를 통해 꾸준히 젊은 리스너들과 소통하고 있다.

개코는 “대학축제 같이 젊은 친구들이 모인 자리는 금액적인 부분과 상관없이 더 많이 가려고 하는 편이다. 저희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온다. 또 요즘 어린 친구들은 어떤 음악을 원하는지 오히려 배우고 자극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매번 10곡 넘게 꽉 채운 총 9장의 정규앨범에서 두 사람은 대담하고도 유머러스한 언어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두 사람은 작사, 작곡을 포함한 앨범 작업 전반에 참여했고, 꾸준한 시도를 거듭하며 발전해왔다. 이는 ‘국힙 레전드’이자 ‘현재진행형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최자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의 음악 취향은 같다. 다만 시대감은 맞춰가면서 노래했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이나믹 듀오 스타일인데 요즘 거 같네?’라는 반응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20주년을 달려온 다이나믹 듀오는 4년 4개월 만에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록(2 Kids On The Block)’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다. 지난해 ‘투 키즈 온 더 블럭’ 파트 1·2를 차례로 발매한 다이나믹 듀오는 이번에 정규 10집 본편을 선보인다.

이번 앨범에는 힙합을 사랑하는 두 아이(2 Kids)가 힙합 아티스트로 우뚝 서기까지의 음악 여정과 이야기를 담아냈다. 최자는 “파트3는 다이나믹 듀오란 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첫 트랙부터 쭉 들어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리스닝 포인트를 짚었다.

타이틀곡 ‘피타파 (Feat. pH-1, JUNNY)’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출발해 대중적인 힙합 아티스트가 됐지만 지금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겠다는 다이나믹 듀오의 포부가 담겨있다.

후렴구에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있는 음식인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를 활용한 위트 있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떼창 욕구를 자극한다.

개코는 “‘투 키즈 온 더 블록’은 다이나믹 듀오의 인생을 돌아보는 앨범이라면 ‘피타파’는 지금의 우리를 바라보는 노래다. 무대에 섰을 때 가장 신날 거 같은 곡이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 코드쿤스트, 크러쉬, 비와이 등 화려한 참여진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앞서 10집 인트로 내레이션에 배우 이병헌이 참여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최자는 “인트로인 만큼,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모두가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병헌이 형은 전 세계사람들 다 아는 목소리이지 않나. 정말 많이 피드백 해주고 앨범에 실리기 직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20년간 유연한 변화를 멈추지 않으면서 고유한 색을 구축해온 다이나믹 듀오의 다음 목표는 ‘롱런’이다.

최자는 “둘 중 한명이 휠체어 타고 무대에 올라갈 때까지 하지 않을까. 제임스 브라운처럼 죽기 직전까지 공연하고 싶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개코는 “올해엔 20주년 기념 콘서트 등 준비한 게 많기 때문에 주어진 것들에 열심히 하자는 마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