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또 연장 갔으면 다 죽었죠.”

LG 염경엽 감독이 웃었다. 어느 팀이나 연장은 피하고 싶다. 자칫 이틀 연속 연장전을 치를 뻔했다. 끝내기 홈런이 살렸다. 호수비도 나왔다. 졸지에 전력 소모가 어마어마할 뻔했다.

염 감독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KT전에 앞서 “또 연장이었으면 다 죽었다. 이지강, 박명근까지 다 썼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날 훈련을 아예 취소해야 한다. 행여 졌다고 생각해보라. 데미지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는 주말 시리즈에서 KT와 잇달아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6일에는 접전 끝에 8-4로 이겼다. 1-3으로 뒤지다 7회말 1점 뽑았다. 8회초 다시 1실점 했으나 8회말 2점을 내며 4-4로 균형을 맞췄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구본혁이 좌월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극적인 승리다.

하루 전인 5일에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7-8로 졌다. 10회초 결승점을 줬다. 이 경기에서 불펜만 7명을 투입했다. 그나마 2차전에서는 켈리가 7이닝을 먹으면서 이우찬(0.2이닝)-유영찬(1.2이닝)으로 끝냈다.

만약 연장에 갔다면 투수 추가 소모는 불보듯 뻔했다. 동점인데 추격조 혹은 패전조 활용은 어렵다. 이지강, 박명근, 김진성 등 필승조가 대기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 경기에 또 지장이 간다. 8일이 휴식일이기에 3연투도 생각할 수는 있지만, 초반부터 무리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염 감독은 “투수는 과부하가 걸리면 회복이 안 된다. 필승조도 최대 72이닝 정도로 봐야 한다. 한 경기 던지고, 한 경기 쉬는 식으로 가면 산술적으로 72이닝 아닌가. 야수는 4월까지는 휴식 없이 운영하려 한다. 훈련을 줄인다. 투수는 그게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구본혁이 팀 운영을 살린 셈이다. 나아가 9회초 문성주의 ‘슈퍼캐치’도 있었다. 배정대의 장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흐름을 주지 않았고, 끝내 이길 수 있었다.

염 감독은 “문성주 수비 아니었으면 졌다. 정말 말 그대로 ‘슈퍼캐치’다. 나는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 수비 덕분에 우리 분위기가 살았다. 구본혁도 매일 일찍 나와서 빠른 공 대응 훈련을 한다. 그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