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디펜딩 챔피언’ LG가 애를 먹고 있다. 당연히 목표는 ‘통합 2연패’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정규시즌 우승이 필수라고 본다. 그러나 현재 순위는 중위권이다. 전력은 좋은데 결과가 묘하다. 염경엽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염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 한다. 그래서 생각이 많다. 지난해 우승 성적은 내려놔야 한다. ‘올해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더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임찬규를 예로 들었다. 올시즌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32다. 지난 11일 광주 KIA전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시즌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로 좋았다. 확연히 비교되는 수치다.
염 감독은 “그래도 최근 몇 경기 가운데 가장 잘 던진 경기였다고 본다. 볼 배합도 그렇고, 경기가 잘 안 풀렸을 뿐이다. 가장 ‘2023년 임찬규’에 가깝게 던졌다. 결국 생각이 많으니까 안 된다. 잘하려는 마음이 크면 안 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개막 전부터 “정규시즌 우승이 목표”라 했다. 그러나 현실은 따라주지 않는다. 중위권으로 처졌다. 5위다. 1위와 격차가 5.5경기나 된다.
마음대로 안 되니 쫓긴다. 쫓기니 더 안 된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염 감독은 “하던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더 잘하려 하니까 고전한다. 야구는 안 될 때가 있고, 잘될 때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똑같이 하는 것’이다. 야구 잘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다. 쉬운 것 같지만, 엄청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늘 말한다. ‘안 될 때 다른 걸 하지 말라’고 한다. 망가진다. 무수히 많이 봤다. ‘루틴’을 강조하는 이유다. 야구로 성공한 이들은 전부 자기 루틴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잘 치는 선수들 보라. 박민우 같은 타자는 매 타석에 똑같다. 한 타석 끝나면, 잊어야 한다. 다음 타석이 ‘첫 타석’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치로는 먹는 것까지 꾸준하게 지키지 않나. 그게 다 루틴이다”고 힘줘 말했다.

부진에 빠진 타자들은 폼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한다. 그러다가 폼이 흔들리면, 몇 년간 고생한다. 미세한 타격폼 변화도 크게 느낀다. ‘변화’가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크로 던질 것인지, 볼로 갈지 결정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공 하나 던질 때마다 똑같이 가야 한다. 안 맞는 투수는 없다. 맞은 후에 다시 자기 공을 던지면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멘탈’ 문제다.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44경기나 치르는 종목이다. ‘빨리 잊어야’ 잘할 수 있다. 어제 홈런과 삼진이 오늘의 그것들을 담보하지 않는다. 프로 레벨이라면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세팅이 된 상태라 봐야 한다. 마음이 핵심이다.
염 감독은 “1대1 면담에서 계속 멘탈을 강조한다. 안 되는 선수들도 있다. ‘하던 것 그대로 해라’고 한다. 이쪽이 돼야 성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