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트로트 붐을 이끈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1’(2020) 출신 가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히어로’ 임영웅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단독콘서트를 통해 진가를 증명했고 ‘찬또배기’ 이찬원은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트바로티’ 김호중은 거짓으로 ‘음주뺑소니’ 사건을 은폐하려다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임영웅은 지난달 25,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을 통해 약 10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티켓팅부터 화제였다. 접속자가 폭주해 임영웅 자신조차 예매에 실패했다. 덕분에 티켓을 구하지 못한 ‘영웅시대’들이 ‘겉돌’(티켓을 구하지 못해 공연장 외부에서 현장 분위기를 공유하는 팬들을 일컫는 신조어)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신곡 ‘온기’처럼 따스함이 가득한 공연 미담도 화제였다. 중장년층이 많은 팬을 위해 공연장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공연 중 어르신을 업고 객석 자리에 모신 안전요원은 콘서트 기간 내내 화제를 모았다. 축구팬인 임영웅은 경기장 잔디 훼손을 방지하고자 그라운드 내 좌석을 두지 않고 콘서트 중앙 무대도 공연 직전에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이찬원은 트로트 장르로 KBS, MBC 음악방송 동시 석권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신곡 ‘하늘여행’은 지난 달 KBS ‘뮤직뱅크’와 MBC ‘음악중심’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뮤직뱅크’에서 트로트 가수가 1위를 차지한건 2007년 강진의 ‘땡벌’ 이후 17년만이다.
전국투어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8~9일 아이돌 가수들의 성지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이찬원 콘서트 찬가(燦歌)-서울’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예능 활약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KBS2 ‘편스토랑’,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활약으로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KBS 경제 예능 프로그램 ‘하이엔드 소금쟁이’에서 첫 단독 MC도 맡았다. 꼼꼼한 대본 해석과 정확한 발음, 해박한 진행실력으로 베테랑 방송인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반면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 김호중은 인생 최악의 순간을 맞이했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이후 김호중은 연이은 거짓해명으로 사건을 키웠다. 음주사실을 부인했고 ‘공황장애’라고 둘러댔다. 경찰 출석 뒤에도 “술잔을 입에만 댔다”, “소주 한 병 반을 마셨다” 등 말을 바꿨다. 결국 CCTV영상이 공개됐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강요당한 매니저가 자수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사건을 은폐하려 한 소속사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는 매니저 대리 자수를 지시했고 본부장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삼키는 등 상식 밖의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후진적 대응 방식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속사는 사명을 바꾸는 등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또 방송사는 그의 출연 방송 VOD를 내리며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