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열과 성을 다해 만든 노래가 히트곡이 되진 않을 거 같다는 걸 인정하며 음악을 하는 사람입니다.”

가수 이승윤이 자신만의 뚝심 있는 음악 세계를 펼쳐 나가고 있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이승윤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 이승윤은 기타를 들고 밴드와 함께 신곡 라이브 무대들을 선보였다.

‘역성’은 이승윤이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정규 3집의 선발매 앨범이다. 지난해 1월 발매한 정규 2집 ‘꿈의 거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내놓는 신보다. 이승윤은 전작 ‘꿈의 거처’를 통해 리스너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면, ‘역성’을 통해서는 그간 응축해 온 음악적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각오다.

정규 앨범에 포함되는 곡 중 일부를 선정해 선발매 앨범의 형태로 선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승윤은 “올해까지는 정규앨범을 내는 음악인으로 살아야겠다고 혼자 정했다. 그게 음악인으로서 저에게 유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정규앨범을 내기 위한 여정에서 리스너들은 (새로운 곡들이) 한 뭉터기로 오면 부담스러우니 먼저 몇 곡 선공개를 하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8곡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JTBC ‘싱어게인’ 첫 우승을 거머쥐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도 이승윤은 묵묵히 자신만의 걸음을 옮기고 있다.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로 출연한 이승윤은 ‘장르가 곧 이승윤’이라는 심사평을 들을 정도로 이승윤의 음악은 특정한 틀과 공식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이번 앨범 ‘역성’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가요계에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이승윤의 마음가짐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이승윤은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거슬러보겠다는 마음가짐이 담긴 곡이다. 이와 관련한 8곡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신보에는 더블 타이틀곡 ‘폭포’와 ‘폭죽타임’을 비롯해 ‘검을 현’, ‘솔드 아웃’, ‘리턴매치’, ‘28k 러브!!’, ‘내게로 불어와’, ‘캐논’ 등 총 8개 트랙이 담겼다. 풍부한 밴드 사운드로 음악에 대한 이승윤의 진정성을 담았다. 이승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함께해 앨범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앨범 작업 과정에 대해서 이승윤은 “지난해 대만 공연을 마치고 ‘우리가 융화되지 못하고 있나’, ‘우리가 좀 이질적인가’라는 고민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제대로 해볼까 하는 마음에 만든 앨범”이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중 하나인 ‘폭포’는 폭포를 거꾸로 뒤엎어 관성을 거스른다는 메시지를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스타일로 담아내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폭죽타임’은 포스트 개러지 스타일의 음악으로, 어둠을 거스르는 에너지를 마치 한여름의 불꽃놀이 하듯 폭발적으로 쏟아낸다.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폭포’ 속 ‘내 분수를 보여줄게’라는 가사다. 이승윤은 “제 신조가 ‘분수에 맞게 살자’다. 잔인하리만큼 현실주의자이고 끔찍한 현실을 늘 되새기고, 장밋빛 미래를 보지 않는 편이다”라며 “제 분수를 아는 것과 외부에서 제 분수를 규정하는 것들, 그 사이의 고민들을 음악적으로 ‘저의 분수는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숏폼 등에 최적화된 짧은 러닝타임의 음악을 선보이는 트렌드와는 반대로 6분대 넘는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이승윤은 “뭘 부정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숏폼의 시대를 인정하고 숏폼 콘텐츠를 즐긴다. 정말 하고 싶은 건 롱폼 콘텐츠다”라며 “숏폼 시대에 롱폼을 하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킹’ 전국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승윤은 오는 9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 부산 등에서 전국 투어 ‘2024 이승윤 콘서트 역성’도 개최한다.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