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이웅희 기자] 국민은행은 지난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력의 핵심인 박지수가 해외무대 도전으로 빠졌고, 국민은행은 1년 만에 언더독이 됐다. 다시 도전자로 나서는 국민은행 김완수 감독은 경쟁과 단합을 시즌 키워드로 꼽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시즌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패하긴 했지만 박지수를 중심으로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박지수가 빠진 상황에서 2024~2025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김 감독은 “(박)지수의 선택을 존중한다. 다치지 않고 더 발전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국 여자농구의 경기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후배들도 앞으로 지수처럼 용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이탈로 국민은행은 1년 만에 꼴찌후보로 전락했다. 김 감독은 “나 역시 국민은행이 꼴찌후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기회는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 비시즌 선수간의 믿음,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선수들과 단체미팅을 하면서 ‘아폴로신드롬(뛰어난 인재들만 모인 집단에서는 오히려 성과가 낮은 현상)’을 얘기했다.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다 모여 있어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면 잘 될 수 없다.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동기부여 속에 선수들도 좋은 분위기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김 감독은 “지수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전혀 다르다. 누구 하나가 아니라 모든 선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 훈련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면서 “주장 염윤아(37)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솔선수범하며 선수들을 끌어주고 있다. 고현지(19)와 큰 나이 차에도 훈련을 같이 빠짐없이 소화한다”며 미소지었다.

강이슬과 프리에이전트(FA)로 합류한 나윤정, 성장 중인 가드 허예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은 “(강)이슬이가 고참으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해줄 거다. 2년 전 지수가 뛰지 못할 때 이슬이가 많은 부담을 안고 뛰며 힘들어 했다. 많은 짐을 혼자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 중요할 때 슈터로 한방씩 해주면 된다”면서 “나윤정은 팀 분위기를 잘 살린다. 분위기 메이커다. 중간 역할도 잘해주고 있다. 수비가 약하다고 하지만 시합 때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허예은도 어느 정도 올라섰다. 박지수가 없어 힘들 거라고 하지만 오히려 가드로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하며 잘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수 없는 국민은행 농구의 핵심은 스피드와 수비다. 김 감독은 “센터가 사실상 (김)소담이 한 명이다. 스몰 라인업으로 뛰어야 할 수도 있다. 스피드를 늘리고, 수비를 강화해야 승부를 볼 수 있는 전력이다. 대안이 없다. 비시즌 선수들의 몸 만드는 시간을 길게 가져가려고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우승후보에서 언더독의 사령탑이 된 김 감독은 “아시아쿼터 일본 선수들도 빠르면 이달말 합류하고, 선수들 모두 경쟁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잘하는 선수가 뛰게 될 것”이라며 “외부에서 꼴찌 후보라고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선수들에게 흔들리지 말자고 했다. 똘똘 뭉치면 다르다. 예전보다 지는 경기가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리 것을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선수들도, 나도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라며 다부지게 각오를 다졌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