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결국 K리그1 최장수 감독도 버티지 못했다. 하위권 4팀 감독이 모두 교체됐다. 강등 ‘공포’가 초래한 비극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지난 5일 21라운드 김천 상무(1-1 무)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성적 부진이 이유다. 이미 경기 전에 결심했다. 인천은 김천전까지 8경기에서 5무3패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9위에 올라 있는 인천은 강등권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20년 8월에 인천 사령탑에 오른 조 감독은 취임한 지 4년여 만에구단과 이별하게 됐다. 특히 올 시즌 조 감독은 K리그1 최장수 감독 타이틀을 안고 출발했다. 그만큼 ‘잔류왕’ 이미지가 강했던 인천을 확 바꿔놨다. 조 감독은 인천을 구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성적과 강등의 압박감을 버티지 못했다. 이로써 K리그1에서는 4번째 감독 교체다. 9위부터 최하위까지 4팀의 감독이 모두 바뀌는 비극이 발생한 점이다. 단 페트레스쿠(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최원권(대구FC), 이민성(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시즌 중에 물러났다.

K리그2까지 포함하면 이기형(성남FC), 염기훈(수원 삼성) 감독까지 총 6명이다. 이기형, 염기훈 감독도 성적 부진이 이유다.

K리그는 승격과 강등 제도가 있다. 다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22시즌부터 강등 제도를 ‘1+1’에서 ‘1+2’로 바꿨다. K리그1 최하위가 다이렉트 강등되는 건 같지만, K리그1 하위 2팀이 K리그2(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강등을 결정하게 된다. K리그1 12팀 중 최대 3팀이 강등될 수 있는 구조다. 지난시즌 수원FC와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살아남았다.

때문에 K리그1에 강등 공포가 드리우는 범위가 확실히 넓어졌다. 물론 시즌 도중 감독 교체는 분위기 전환 효과가 있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성적이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올 시즌만 봐도 인천 외에 감독을 교체한 K리그1 3팀은 여전히 강등권에 갇혀 있다. 성남과 수원 역시 극적인 ‘반전’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성적과 강등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독뿐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게 감독 교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