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올해도 신인 드래프트 주인공은 키움이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꾸준히 단상에 오른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이달 31일까지 추가로 성사하면, 지명권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겨울부터 움직인 결과다. 키움은 지난 1월 SSG와 트레이드로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았다. 포수가 필요했던 SSG에 프리에이전트(FA) 이지영을 넘기면서 지명권과 현금을 받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였다. 이지영은 2년 총액 4억원에 키움과 FA 계약을 맺은 후 SSG로 이적했다. 키움은 SSG로부터 신인 지명권과 현금 2억5000만원을 받았다.

5월30일에는 보다 굵직한 지명권이 이동했다. 키움은 NC와 트레이드로 4년차 내야수 김휘집을 보냈다. 그리고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최초로 LG와 1라운드 지명권을 거래했는데, 2년 연속 1라운드 지명권 두 장 이상 행사한다.

덕분에 키움은 9월에 열릴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까지 지명권 6개를 사용한다. 지난해에도 키움은 LG 외에 KIA, 삼성과 거래를 통해 3라운드까지 지명권 6개를 행사했다.

규정상 문제는 없다. 어느 팀이든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때 1년에 2개 이하의 지명권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할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실무자인 몇몇 단장이 지명권 트레이드가 활성화한 미국프로농구(NBA)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NBA는 2년 연속 1라운드 지명권을 거래할 수 없다. 쉽게 말해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다른 구단에 넘겼다면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은 거래 불가다.

처음부터 만들어진 규정은 아니다. 1980년대 중반, 클리블랜드 구단주였던 테드 스테피언의 기행으로 규정을 만들었다. 당시 스테피언 구단주는 전력 상승만 바라보며 거침없이 1라운드 지명권을 트레이드했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1라운드 지명권을 모두 소모했다.

그런데 이렇다 할 결과도 내지 못했다. 스테피언 구단주 재임 기간 클리블랜드는 66승 180패를 기록했다. 현재는 물론 미래도 잃어버렸다. 1978~1979시즌부터 1986~1987시즌까지 10년가량 승률 5할 이하 암흑기를 보냈다. NBA 사무국은 ‘스테피언 룰’을 통해 2년 연속 1라운드 지명권을 거래할 수 없게 만들었다.

KBO리그 A구단 단장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키움과 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지명권을 포함해야 한다. 굵직한 선수일수록 상위 라운드 지명권은 필수”라며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거래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보완할 규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1라운드 2년 연속 거래 금지. 혹은 1라운드는 트레이드 금지 등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B구단 단장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한 팀에 유망주가 너무 쏠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 트레이드 활성화를 위해 지명권을 활용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제한을 뒀으면 좋겠다”며 “드래프트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지명권 가치에 대한 재고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지명권 트레이드 제한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명순위를 단순히 성적 역순이 아닌, 로터리 제도로 바꾸는 의견을 개진하는 단장도 있다.

메이저리그는 2023 신인 드래프트부터 로터리 제도를 채택했다. 2022년 12월에 추첨식을 열었고 피츠버그가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당첨됐다. 피츠버그의 선택은 강속구 투수 폴 스킨스. 스킨스는 2년차인 올해 빅리그 무대에 올라 이미 특급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