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지금까지는 실패다. 하지만···”

아직도 뾰족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돌아오는 투수와 조금씩 살아나는 투수가 있기에 희망을 놓지 않는다. LG 염경엽 감독이 다시 한번 불펜 재건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16일 앞으로 불펜 필승조 구성을 두고 “현재로서는 박명근 정우영 함덕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선발은 올해가 낫고, 불펜은 작년이 나은 상황이다. 때문에 불펜에서 몇 명이 올라오면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본다. 포스트시즌에 가더라도 선발 5명 중 1명이 불펜으로 가니까 불펜이 나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고난 길이다. 개막전부터 사실상 유영찬과 김진성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 많은 투수가 불펜 필승조 기회를 얻었으나 살리지 못했다. 지난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4.87로 이 부문 3위. 순위표에서 위치는 낮지 않지만 1위 두산의 3.98와 1.00가량 차이 난다. 이전 3년 동안 이 부문 1위가 LG였던 것을 돌아보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그렇다고 희망을 놓지는 않았다. 염 감독은 “지금까지는 실패다. 하지만 계속 새로운 카드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정지헌이 그렇다. 오늘 합류한 임준형도 쓸 것이다. 정지헌과 임준형이 작년 유영찬이나 박명근처럼 빠르게 성장하면 필승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박명근 백승현 정우영이 꼭 올라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인 사이드암 정지헌은 최근 리드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시범 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구속도 시속 140㎞ 후반대로 상승했다. 왼손 임준형은 전날 상무에서 전역한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 엔트리에 등록됐다.

더불어 염 감독은 지난해 불펜에서 맹활약한 함덕주에 대한 기대도 놓지 않았다. 그는 “함덕주는 이제 불펜 피칭만 앞두고 있다. 8월에 와주기를 기대한다”며 “박명근 정우영 함덕주가 승리조를 해주면 자연스럽게 불펜진이 다시 채워진다. 이 정도 무기를 갖고 있어야 포스트시즈에서도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 야구 대비 마운드 구상에도 돌입했다. 염 감독은 “1위를 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1위를 하지 못해도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게 구상을 해야 한다”며 “선발진에 확실한 에이스는 없지만 그렇다고 확 떨어지는 투수도 없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만약에 대비해 임찬규를 +1 카드로 쓰는 것을 고려 중이다. 작년에는 위기 상황에서 중간 투수가 1이닝씩 맡았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 확실한 롱릴리프를 준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넣은 가운데 안타까운 소식도 전했다. 염 감독은 “김경태 코치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쉬어 가는 게 필요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최상덕 코치가 1군 투수 코치를 맡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오후 4시를 앞두고 빗줄기가 굵어졌고 4시30분 박종훈 경기 감독관이 우천 취소를 결정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