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배우 정해인과 염정아, 유재명이 두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각 캐릭터 간 간극이 커 “내가 알던 배우 맞아?”라는 반응이 나온다.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다.

먼저 정해인은 tvN 로맨틱 코미디 ‘엄마친구아들’과 범죄 형사물 ‘베테랑2’에서 변신을 도모했다. ‘엄마친구아들’에서 유능한 건축사 대표 최승효를 맡은 정해인은 코미디가 강한 순간에도 과장되지 않으면서,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찾는 연기로 미소를 짓게 만들고 있다.

반면 ‘베테랑2’에서는 냉정하고 결단력 있는 경찰 박선우 역으로 차가운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이다. 그는 범죄와의 싸움에서 타협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보여줄 전망이다.

염정아는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와 U+ 스튜디오 ‘노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정의감 넘치는 형사와 자신의 안위밖에 모르는 냉혈한 정치인을 오갔다.

‘크로스’에서는 강력범죄수사대 형사 강미선 역을 맡았다. 전직 사격 선수라는 설정을 가진 강미선으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 함께 이악스러운 독특한 얼굴을 표현했다.

‘노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는 권력에 취해 악행을 저지르는 호산시장 안명자를 연기했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쇼도 감행할 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늘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하는 정치인이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사늘한 눈빛은 이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다.

유재명은 ‘노웨이 아웃: 더 룰렛’과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사뭇 다른 두 가지 악을 그려냈다.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를 맡았다. 아동 성폭행을 저질러 13년 만에 출소했으나, 200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에 처한 인물이다. 극악한 죄를 저질렀음에도 반성이 전혀 없으며, 때론 쭈그려서 담배를 무는 등 보편적인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어 더 섬뜩하다.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는 故 전두환씨를 염두에 둔 캐릭터 전상두를 맡았다. 이제껏 감정의 진폭이 넓고 열정적인 인물로 그려진 데 반해 유재명은 차갑고 스마트한 전씨를 만들었다.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이는 인물로 표현해 큰 잔상이 남는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