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필승조 5명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내내 무겁게 짓눌렀던 불펜 고민이 막바지에 풀리려 한다. 유영찬·김진성 두 명에게 의존했던 데에서 벗어나 포스트시즌에서는 5명이 필승조를 맡는 모습이 보인다. LG 염경엽 감독이 올해 처음으로 시속 150㎞를 던진 백승현, 그리고 빠르게 도약한 이종준을 향해 박수 쳤다.

염 감독은 8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전날 백승현의 투구를 조명했다. 그는 “백승현이 홈런은 맞았지만 올시즌 처음으로 150㎞가 나왔다. 김광삼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이 빠르게 적중했다”며 “광삼 코치가 뒷다리가 죽는 부분을 수정해줬다. 그러자 평균 구속이 거의 3㎞가 올랐다. 어제 포크볼 실투가 홈런이 되기는 했지만 구위는 가장 좋았을 때에 도달했다. 희망적인 투구였다”고 밝혔다.

백승현은 전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안타 1삼진 2실점했다. 안타는 3개 허용했으나 볼넷은 없었다. 무엇보다 구위를 앞세워 노시환과 채은성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염 감독은 “백승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다.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포스트시즌에서도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 불펜은 유영찬 김진성 함덕주 이종준 4명이 키다. 여기서 백승현까지 올라오면 5명이 된다. 필승조 5명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에서 2명 정도 불펜으로 갈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다고 가정할 때 중간을 채워두고 할 것이다. 작년 못지않은 불펜을 구성해서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것”이라고 단기전 양질의 불펜진을 강조했다.

청사진은 아니다. 캠프까지만 해도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정우영의 필승조를 계획했다. 그래도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종준이 빠르게 성장하며 필승조 한자리를 꿰찼다. 150㎞까지 찍히는 구속은 물론 회전수에서도 팀 내 최고 수준인 이종준이다. 슬라이더와 커브 변화구도 위력적이다. 염 감독은 “지금 이종준은 김진성 함덕주와 똑같은 상황에서 나간다고 보면 된다. 레벨로 따지면 유영찬 다음”이라며 이종준의 도약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에는 5경기면 됐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고 KS 5차전에서 통합우승을 이뤘다. 올해는 아니다. 잘해야 2위, 확률적으로는 3위가 유력하다. 즉 준플레이오프부터 머릿속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마운드 구상이 한창이다. 가을 야구 무대에서는 양질의 불펜진을 구축한다면 지난해보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정상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어느 팀과 붙을지도 보면서 마운드를 구상할 것이다. 선발 투수를 중간으로 돌리는 건 선수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다. 두루 고민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