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이 훈련한다.”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금빛 총성’이 울려 퍼졌다. 사격이 ‘효자 종목’ 위용을 뽐냈다. 다른 종목도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다.
패럴림픽 사격 대표팀은 이번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다. 박진호(47·강릉시청)가 2개, 조정두(37·BDH파라스)가 1개다. 이윤리(50·완도군청)가 은메달을 땄고, 서훈태(39·코오롱)와 김정남(46·BDH파라스)이 동메달을 품었다.
앞서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3개-은메달 3개다. 오예진(19·IBK사격단)-반효진(17·대구체고)-양지인(21·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땄다. 김예지(32·임실군청)와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 박하준(24·KT사격단)-금지현(24·경기도청)이 은메달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점이 다를 뿐, 사격 자체는 같다. 이쪽저쪽 다 잘 쏜다. 무엇보다 대한사격연맹과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이 ‘교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00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은 “내가 1989년 장애인 사격에 입문했다. 그때도, 지금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회를 같이 하고 있다. 전 종목에서 유일하게 통합대회를 하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트 출신 코치들이 장애인 사격 코치를 해줬다. 내가 2000 시드니대회 갈 때 바르셀로나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선수가 내 소총 코치였다. 올림픽 끝나자마자 패럴림픽 선수단에 합류해 대회를 치렀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연맹간 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다. 사격장에서 장애인부 대회를 같이 한다. 편의시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잘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이 다른 종목도 있다. 대표적으로 꼽자면 양궁이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만 5개 땄다.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패럴림픽 양궁은 얘기가 다르다.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아쉬운 부분이다.
‘올림픽 양궁과 패럴림픽 양궁이 왜 이렇게 다르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단순 비교는 어렵다. 선수 ‘풀’부터 다르다. 장애인 양궁은 세대교체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번 대회 6명이 나섰는데 막내가 1990년생 곽건휘(34·현대에버다임)다. 김옥금(64·광주광역시청)은 이번 대표팀 최고령 선수이기도 하다.
크게 보면 비장애인 양궁과 지원 차이도 크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같은 양궁이지만, 대한장애인양궁협회와 비교가 안 된다. 양 협회 교류가 필요해 보인다. 정진완 회장은 “기업인들이 맡아주고, 후원한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럴림픽도 올림픽만큼이나 중요하다. 유인촌 장관은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더 많이 봐야 한다. 자기를 돌아볼 수 있다. 거울 같다”고 했다. 대통령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 체육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 정점에 패럴림픽이 있다. 여기서 성과가 나야 생활체육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사격처럼 비장애인 체육과 같이 가야 한다. 좋은 본보기가 여기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