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개그맨 이진호가 불법 도박으로 수억 원 대 빚을 진 가운데 돈을 빌려준 연예인들이 증여세 위반 혐의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방탄소년단(BTS) 지민, 이수근 등이 이진호에게 돈을 빌려준 게 속속 드러나면서 이에 국세청에 피해 연예인을 국세청에 신고한 일도 발생했다.

한 민원인은 “국세청은 수사기관과 공조해 개그맨 이진호에게 증여의 형태로 금전을 빌려준 연예인들을 전수조사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증여세를 즉각적으로 부여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세청에 신고했다.

◇ 피해 연예인 더 늘어 날수도 “저를 믿고 빌려주신 분께 죄송”

문제는 피해 연예인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현재까지 SM C&C는 이진호가 밝힌 입장문 외에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이진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죄송합니다”라며 “저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며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이진호는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며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지만, 무엇보다 저를 믿고 돈을 빌려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면 채무와 관련한 전화일까 심장이 뛰었고, 이 일이 언제 세상에 알려질까 하는 두려움에 하루하루가 매를 맞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모든 걸 고백하고 벌을 받고 나면 적어도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제가 일을 해야 조금이나마 빚을 변제해 나갈 수 있었기에 선뜻 선택을 내리지 못했다”며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다. 저에게 남겨진 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변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고 이야기했다.

◇ 넷플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 날에 찬물, 불똥 어디까지 튀나

하필 이진호가 입장을 밝힌 날은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가 제작발표회를 하는 날이었다. 오는 15일 전 세계 공개되는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잡고 웃음 터뜨리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제작진은 초비상이 걸렸다. 권해봄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우리가 좀 더 파악할 시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들어오기 직전에 (이진호 사태를) 들었다”라면서 “프로그램 관계자와 제작진들은 전혀 몰랐다. 아직 파악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경규 역시 “‘코미디 리벤지’는 한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 명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통해 프로그램이 흔들리지는 않는다”라면서 “나도 조금 전 소식을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순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는 지난 2005년 SBS ‘웃찾사’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 JTBC ‘아는 형님’ 등에 출연하고 있으며 오는 15일 이경규, 문세윤, 박나래, 이용진, 황제성 등과 출연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공개를 앞두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