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개 넷플릭스 영화 ‘전,란’ 7개국 1위, 74개국 톱10 진입

천민 천영 캐릭터 맡은 강동원 “극장 걸렸다면 팔다리 못 잘랐을 것”

다양한 디바이스 시청 관습에 맞춘 연기에 어려움 토로도

“비주얼리스트 김상만 감독, 천재성 번뜩여” 극찬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강동원은 명쾌했다. 거침없이 답했다. 쏟아지는 질문을 하나씩 베어나갔다. 주저 없이 앞으로 나가는 모습은 그가 연기한 영화 ‘전,란’ 천영과 흡사했다.

강동원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넷플릭스 영화 ‘전,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동시 공개되니까 외국 친구들이 연락해서 좋더라”며 “19금에 심오한 이야기를 깔고 있는 사극이라 얼마나 볼까 싶었다. 액션이라 접근성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영화 ‘전,란’은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한국 등 7개국 1위를 비롯해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 74개국 톱 10에 진입했다. 공개된 14일부터 일주일간 830만 뷰, 1760만 시간이 시청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넷플릭스와 함께한 작업은 유의미한 결과물을 남겼다. 강동원은 “극장에 걸었다면 BEP(Break-Even Point·손익분기점)를 생각해야 하니까 표현 수위가 낮아졌을 것이다. 팔다리를 막 자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에서 자유롭게 해줬다. 터치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기존 영화 촬영장과 다른 건 딱 하나였다. 그를 향해 밀착한 카메라였다.

“감독님, 클로즈업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넷플릭스잖아.”

강동원은 “스마트폰이든 태블릿 PC든 어떤 디바이스로 봐도 감정 표현이 잘 보이려면 클로즈업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카메라가 가까이 오면 부담스럽다. 스태프도 그만큼 나한테 들어온다. 시선 처리가 쉽지가 않다. 카메라 옆에 점을 찍고 거길 보고 연기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동선 역시 제한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카메라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이다. 강동원은 “처음에는 좀 놀랐다. 왜 매신마다 클로즈업을 찍지 싶었다”며 “넷플릭스는 클로즈업이 많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고 웃어 보였다.

무대인사 없는 영화 개봉도 배우 생활 후 처음이었다.

“영화는 스코어가 매일 나오니까 알잖아요. 시청시간이 나오는데 이게 얼마나 본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영화 개봉하면 무대인사를 도는데 그것도 없으니까 허전하더라고요. 개봉하면 할 일이 있었는데 할 일도 많이 없어서 그게 좀 신기했어요.”

김상만 감독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강동원은 “영화는 편집에서 많이 쳐냈다. 2시간 안에 담기에 많은 스토리였다”면서도 “편집이 잘 돼서 만족스러웠다. 이야기 전개가 빠른데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좋았다. 시각적으로 천재성이 번뜩일 때가 많다. 타고난 비주얼 리스트다. 실제 밴드도 한다. 음악적으로도 감각이 좋다”고 말했다.

천민인 천영(강동원 분)은 푸른색, 양반인 종려(박정민 분)는 붉은색으로 색감이 대비되는 의상을 입혔다. ‘전,란’에 등장하는 모든 한자는 김 감독이 직접 썼다. 전(戰), 쟁(爭), 반(反), 란(亂)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영화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거대한 글자가 나타난다. 강동원은 “모니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걸 다 쓰고 있더라.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글도 잘 쓴다. 명필”이라고 추켜세웠다.

글로벌 흥행에 따른 할리우드 진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강동원은 “영어로 연기 수업을 1년 넘게 했다”며 “‘전,란’을 해외 관계자들이 많이 보고 캐스팅 제의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SS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