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최다 발탁 LG, 부상에 한숨

기묘한 ‘과거 데이터’

2009 WBC부터 최다 발탁팀→KS 진출

2023년 당시 LG는 우승까지 차지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WBC 7명 보내고 한국시리즈(KS)에 간다면?”

LG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거센 변수와 마주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무려 7명을 대표팀으로 보내며 리그 최강 전력을 증명했지만, 대회가 끝난 뒤 돌아온 건 ‘영광’만이 아니다. ‘부상과 컨디션 저하’라는 현실적인 후폭풍이 팀을 덮쳤다.

손주영이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고,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문보경마저 허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개막을 앞두고 LG는 사실상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염경엽 감독은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염 감독은 “전체적인 운영 전략에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LG는 선발, 불펜을 비롯해 수비까지 모두 ‘대체 플랜’에 돌입했다. 3루는 구본혁, 선발은 라클란 웰스, 불펜은 유영찬-김진성-장현식-함덕주 체제로 재편된다. 시즌 초반 ‘버티는 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기묘한 패턴’이 존재한다. WBC가 열린 해마다 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를 보낸 구단이 예외 없이 그해 KS 진출이 반복돼 온 것이다.

실제로 2009년 SK(현 SSG)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인원이 WBC 대표팀에 뽑힌 뒤 그해 KS에 올라 준우승을 거뒀다. 2013년 삼성 역시 가장 많은 6명(오승환, 장원삼, 차우찬, 진갑용, 이승엽, 김상수)이 대표팀에 합류한 후 통합우승을 적었다.

2017년은 두산에서 최다 8명(장원준, 이현승, 양의지,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민병헌, 박건우)이 대표팀에 승선한 후 KS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23년 LG는 최다 차출(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에도 결국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무려 29년 만의 우승이다.

그리고 2026년, 이 같은 반복된 패턴 중심에 다시 LG가 섰다. 최다인 7명이 대표팀에 뽑혔다. 패턴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대표팀에 많은 선수를 보낸다는 것은 리그 최상위 전력을 갖췄다는 증거다. WBC로 인한 ‘체력 저하와 부상’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그 전력의 ‘체급’이 결과를 만든다는 얘기다.

게다가 LG는 이미 2023년 겪어봤다.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분명하지만, 이 팀이 가진 두꺼운 선수층은 오히려 이러한 변수 속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WBC 최다 발탁 팀의 성적은 ‘준우승→우승→준우승→우승’으로 이어졌다. 주목할 점은 최종 결과를 담보할 순 없지만, WBC 최다 발탁 팀이 100% KS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야구는 데이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즌 중 여러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그래도 WBC 후폭풍은 이미 시작됐다. 그 폭풍 속에 LG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 위기가 추락의 신호가 될지, 아니면 KS를 향한 전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