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노윤서는 티 없이 맑은 얼굴을 가졌다. 영화 ‘청설’ 주인공 여름이 가진 순수함은 손짓과 표정, 긴장감까지 배어 나온다. 수어를 할 때 함께 몸도 함께 기울어진다. 누구라도 반할 법한 몸짓에 떨림마저 생긴다. 여름이 빚어내는 손짓은 청춘과 어우러져 푸른 숲을 묘사한 수채화 같은 청량함을 만들어냈다.

6일 개봉하는 영화 ‘청설’에서 여름 역을 맡은 노윤서는 지난달 31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대본을 봤을 때 마음 울리는 장면이 많았다. 용준(홍경 분)이 여름에게 순수하게 손을 뻗는다. 여름은 이를 받아들이는 관계”라며 “자매 가을(김민주 분)와 관계성도 깊고 개연성이 좋아 꼭 해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설’은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것이 없어 고민하던 용준이 엄마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을 간 수영장에서 이상형 여름에 반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청설’은 대만 영화 ‘청설’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노윤서는 “원작과 다른 우리만의 느낌은 어떨까. 어떤 여름이 나올까 기대감이 있었기에 주저함도 없다”라며 “대본에 있는 여름에 충실해서 하려고 했다. 관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연스러운 시너지와 케미가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스크린 첫 주연이다. 영화 첫선을 보이는 언론시사회에서 주연 셋 가슴은 콩닥콩닥했다. 홍경은 덜덜 떨었고, 김민주는 방방 뛰었다. 노윤서는 “왜 이래, 둘 다 진정해”라며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영화에 묻어난 세 사람이 가진 맑은 에너지가 무대 앞뒤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세 사람이 수어를 배우면서 친해지는 과정도 ‘청설’ 전개 과정처럼 유사했다. 처음엔 서먹함으로, 급하게 서로 다가가지 않으면서 공기를 연기에 관한 얘기로 서서히 채워나갔다.

“수어교육원이 쉬는 날엔 파티룸을 빌려서 셋이 연습하고 간식 사 먹고 했어요. 셋 다 외향적이지 않아 천천히 스며들었어요. 가을이랑 자매 관계도 잘 나온 것도 시간이 넉넉한 덕분이었어요. 제작팀에서 3개월간 시간을 줘서 수어도 더 준비할 수 있었고요.”

여름과 용준은 거리를 좁혀가며 서로의 입술이 맞닿는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설렘을 자극한다. 노윤서는 “저도 키스신은 처음이었지만 오빠가 정말 바들바들 떨면서 했다”라고 웃어 보였다. “오빠, 괜찮은 거지?”하고 물어봐야 할 정도였다.

“저희가 너무 떨면 진행이 안 돼서 ‘정신 차리자’라고 계속했어요. 사실 저도 너무 떨렸지만 제가 좀 더 먼저 정신을 차린 거 같아요.”

둘이 느낀 떨림은 스크린 너머 관객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첫사랑’ 아이콘으로 등극할 것 같단 얘기에 노윤서는 얼굴이 시뻘게지며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저를 그렇게 거론해 주신다면 과분하고 감사합니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으흐흐 흥(웃음).”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