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그룹 티아라 전 멤버 화영(류화영)의 왕따설이 12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오랜 시간 침묵하던 화영이 입을 열면서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화영은 2010년 티아라 멤버로 합류했지만 2012년 왕따설이 불거져 탈퇴했다. 남은 티아라 멤버들 역시 해당 사건 후폭풍으로 대중에서 외면받게 되면서 뿔뿔이 흩어져 개인 활동 중이거나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티아라 소속사인 김광수 MBK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MBN 예능 ‘가보자GO’에 출연해 티아라 왕따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부터다.

앞서 지난 9일 김광수 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티아라 멤버 사이 불화를 알게 되어, 화영과 효영 자매의 계약을 해지했는데 그 일로 왕따설이 났다. 다른 멤버들의 부모님이 찾아와서 진실을 밝히자고 했지만 ‘그럼 그 친구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겠나?’ 싶어서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아이들이 더 잘 될 수 있었는데, 한 사람의 판단이 이 아이들의 인생을 망가뜨렸나,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화영은 즉각 반박했다. 다음날 화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존 티아라 멤버들이 저에게 폭행과 더불어 수많은 폭언을 일삼았다. 버틴 이유는 더 열심히 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왕따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티아라 계약 해지 당시, 왕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기에 기자회견을 통해 제 입장을 표명하려고 했으나 김광수 대표가 기자회견 없이 함구하면 같은 소속사에 있었던 친언니도 계약 해지를 해주겠다고 제안해 지금껏 함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광수 대표가 이끌었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전 직원이라고 주장한 A씨까지 등장해 “폭행 폭언이 모두 사실”이라며 화영 주장에 힘을 실었다.

A씨는 “화영이 가족 중에 회사 임원분과 친분 있는 분이 있었다. 당시 화영의 친언니가 티아라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화영의 친언니가 화영이에게 티아라 합류 멤버 자리를 넘겨주었다”며 “어떻게 보면 실력, 얼굴도 아닌 인맥으로 최정상급 그룹에 들어온 화영이를 멤버들은 아니꼽게 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멤버들이 워낙 기가 강했기 때문에 화영이 이후로 들어온 아름이도 적응에 힘든 모습을 많이 보였다”며 화영이가 당시 티아라 멤버에게 맞고 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광수 대표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티아라 멤버 4인에게도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룹 내 따돌림으로 인한 구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티아라 외에도 에이프릴, A.O.A, 시크릿 등이 그룹 내 왕따 사건이나 불화설로 내홍을 겪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활동을 중단하거나 해체 수순을 밟는 게 대부분이다. 승승장구하던 걸그룹도 한순간에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그러나 그룹의 해체 이후에도 명명백백한 사실관계보다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낙인찍히고 향후 개인 활동에도 꼬리표로 따라다니고 있어 씁쓸함을 안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그룹 내 따돌림 문제가 꼭 걸그룹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 일반화할 순 없다. 다만 성장과 멤버들간의 케미를 중요시하는 아이돌이기에 이런 불협화음에 더 민감한 건 사실”이라며 “아이돌 그룹의 팬덤은 대부분 10~20대로 어린 편이기 때문에 왕따, 따돌림 문제에 민감하고 그룹 이미지에도 크게 훼손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팀 내 불화로 인한 팬들의 실망감도 이해하지만, 일면의 관계성만 보고 낙인찍는 건 조심해야 한다. 불화를 방치하는 K팝 산업의 경쟁적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