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는 데뷔 후 첫 위기를 맞고 있다. 결혼 후 오히려 더 큰 이미지 손상을 입은 셈이다. 건실한 청년의 얼굴이 퇴색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6월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된 이승기의 장인이자 견미리 남편의 무죄 판결이 뒤집혔기 때문. 당시 대법원은 파기 환송 결정을 내렸다. 각종 루머와 의혹에 곤욕을 치룬 이승기가 영화 ‘대가족’으로 컴백한다. 다시 호감 이미지를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기는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 제작보고회에서 “과거의 어떤 나의 발언이 ‘가족은 잘못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제가 시종일관 얘기하고 있는 건 제 처가 쪽 일은 처가 쪽 일이고 저는 엄연히 결혼한 이후에는 저희 부모님, 제 와이프(배우 이다인)도 처가 쪽과 독립해서 독립된 가정을 이룬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따로 이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저 역시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신중하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고 밝혔다.

이승기가 논란 속 정면돌파를 선택한 영화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승기는 극 중 ‘슈퍼스타 주지스님’역을 맡았다. 이승기가 연기한 인물은 서울의 노포 맛집 평만옥의 사장 함문석의 아들로 아버지와 연을 끊고 스님이 된다. 슈퍼스타 주지스님으로 큰 사랑을 받던 중 전국에 방송되는 불교 라디오 방송에서 숨겨둔 자식이 있음이 생중계되면서 충격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이승기는 “제가 여러 기부를 많이 해봤지만(정자기증) 이 분야는 경험이 없다. 굉장히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가족’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만 보고 양우석이란 이름에 절반 이상 마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읽고 난 뒤 아버지 역할은 김윤석 선배가 맡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나리오도 중요했지만, 두 분이 함께 하시는데 날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승기는 ‘삭발’ 감행과 관련해 “제 생각보다 상당히 짧아져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 병행해야 할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에 3~4개월 정도는 가발을 착용하고 지냈다”라는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김윤석은 “따뜻한 시나리오에 반했다”며 “지구 멸망, 살인 등 캐릭터 보다는 사건 속에 휘말려 들어가는, 속도감에 기대는 작품들이 많지 않나. 그 와중에 굉장히 드물고 귀한 시나리오가 ‘대가족’이었다. 시나리오를 차근차근 다 읽어보고 오랜만에 소설 한 권을 다 읽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만두 맛집 장인 연기를 소화한 것에 대해서는 “만두 빚는 분이 시범을 보이셨지만, 무엇보다 가장 어려웠던 건 오른손과 왼손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묻어나 있는 모습들이었다”고 장인들에게 직접 만두 빚는 법을 배운 소감을 전했다. 또, “만둣국 수백 그릇을 만들었는데도 먹지를 못했다. 연기 하느라고. 너무 먹고 싶었는데 결국 못 먹었다”고 아쉬워했다.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