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믿고 간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첫 승을 따냈다. 전날 대만전 허무한 패배의 아쉬움을 씻었다. 대신 살짝 걸리는 부분은 있다. 김택연(19·두산)이다.
한국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B조 조별라운드 2차전 쿠바전에서 8-4로 승리했다. 마운드는 더 높았고, 방망이는 더 뜨거웠다. 투타 밸런스가 맞으니 질 이유가 없다.
전날 대만전에서 3-6으로 패했다. ‘참사’라 했다. 이날 쿠바를 누르며 분위기를 바꿨다. 타선이 터졌다. 홈런 두 방 포함 9안타를 때리며 8점을 냈다. 2회에만 6점을 뽑는 집중력도 보였다.
김도영이 날았다. 만루 홈런과 솔로 홈런을 때렸고, 2루타도 하나 더했다. 3안타 5타점이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최원준이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박성한도 2안타 1득점이다. 2번으로 출전한 신민재도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마운드도 좋았다. 선발 곽빈이 4이닝 3안타 5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잇달아 뿌렸다. 힘으로 쿠바 타자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 투수 소형준이 1.2이닝 노히트 1볼넷 1사구 1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곽도규도 0.1이닝 무실점이다. 6회까지 실점은 없다. 7회 이영하가 올라왔다. 실책 두 개가 겹치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딱 1점만 줬다.
8회초는 상황이 달랐다. 김택연이 올라왔다. 드레이크에게 안타를 맞은 후 기베르트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았다. 다음 비날레스에게 좌월 솔로포를 다시 줬다. 백투백 홈런 허용이다. 0이닝 3실점 강판이다.
그래도 정해영이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8회를 끝냈고, 9회에는 박영현이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두산의 수호신이 프리미어12 첫 등판에서 쓴맛을 제대로 봤다. 더그아웃에서 코치가 김택연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의 강점인 속구를 구사했는데 맞았다는 점도 썩 좋은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김택연을 믿는다. 경기 후 “(김)택연이가 홈런 두 방 맞았지만, 끝까지 믿고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마무리 투수만 5명이 왔다. 전원 필승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필 김택연이 주춤했다. 끝나지 않았다. 아직 예선은 세 경기 더 치러야 한다. 당장 15일은 운명의 한일전이다. 김택연이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