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글쎄…남성 43.1%·여성 42.4% “결혼 않고 아이 가질 수 있다”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가 2020년 홀로 출산해 당시 화제였다. 그는 일본의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이름 모를 한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남자아이를 분만했다. 사유리는 “아이를 낳은 후 비로소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미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결혼율과 출생률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가운데 20대 청년층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는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결혼이 ‘의무’는 아니지만,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17일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0∼29세 42.8%는 ‘비혼 출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2014년과 비교해 12.5%p 증가했다.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10년 전 34.9%에서 올해 22.2%로 줄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20대 남성 43.1%, 여성 42.4%가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해 비슷한 수치로 조사됐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여성(15.9%)이 남성(12.6%)보다 높았다.

이와 같이 결혼에 대한 인식은 더 낮아졌다. 20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51.2%에서 2024년 39.7%로 감소했다.

그런데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실제 출산율 통계에도 반영돼 나타났다.

2023년 전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23만 명이었다. 이중 혼인 외 출생아는 2020년 6900명, 2021년 7700명, 2022년 980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출생통계에서 혼인 외 출생아는 전체 출생아의 4.7%인 1만9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출생아의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보다 1100명 늘었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 상태를 유지하거나 동거가 느는 등 사회현상과 더불어 비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비혼 출산의 인식과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제도적 정책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한 부부를 위한 출산·양육·주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혼 출산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문제 해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