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명칭이 FA컵에서 코리아컵으로 변경됐으나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올해부터 FA컵을 코리아컵으로 재편했다. 결승전 장소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결정했다.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결승에 올라 중립 경기장 결승전이 구현됐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FA컵 결승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2만718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흥행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제도에 관한 여러 가지 불만이 현장에서 나온다. 일정 문제는 이미 미디어데이 때 울산 김판곤, 포항 박태하 감독이 제기한 바 있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도 (경기와) 너무나 먼 날에 잡혔다. 리그 경기를 앞두고 훈련도 못 하고 기자회견을 하기보다 가까운 날에 미디어데이를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미디어데이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도 시간을 조율하던 중에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 통보하는 일도 있었다. 이후 조정이 됐지만 구단을 배려하지 않은 모습이 올해에도 나왔다. 더욱이 시즌 막바지에는 순위와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걸려 있어 구단들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또 여전히 코리아컵은 출전 엔트리가 18명이다. 교체 선수는 단 7명뿐이다. 연장전에 돌입하면 한 차례 더 교체를 진행할 수 있다. 연장전과 승부차기가 있는 토너먼트 대회가 리그보다 교체 폭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K리그1은 출전 명단이 20명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는 23명까지 늘어났다. 대회마다 출전 엔트리가 다르다.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따른다.
포항 박태하 감독도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한 뒤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라며 “K리그는 엔트리가 20명인데, 또 어떤 리그는 25명이다. 연말에 부상자도 많고 여러 가지 전력 누수가 있는 상황에서 코리아컵은 엔트리가 18명밖에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축구협회에서) 내년엔 이 부분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은 상금도 계속해서 언급된다. 코리아컵 상금은 3억이다. K리그 상금인 5억에도 미치지 못한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제외하면 큰 이점이 없다는 의미다. 클럽 축구 대항전이 늘어나고 그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최고 축구대회에 걸맞은 행정력과 제도도 당연히 따라와야 한다. 대회 명칭만 바꾼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더욱더 KFA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