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저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게 자주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거, 그 마음 하나로 시작했죠.”
혜은이가 유튜브 ‘어쨌든 혜은이’를 시작했다. 고희(古稀·70)를 맞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다.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로 매주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단 생각에서다.
혜은이는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저는 신비주의를 주장하는 가수 중 하나였다. 제 모습은 TV나 콘서트장 아니면 볼 수 없었고,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며 “나이가 70이 넘고 하니까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벌써 대박 조짐이 보인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올린 동영상은 조회수 66만 회를 훌쩍 넘겼다. 서울집을 처음으로 공개한 소박한 일상에 팬들이 화답했다. 카메라 앞에 숱하게 섰건만 초보 유튜버로 카메라를 드는 서툰 모습엔 웃음이 절로 나온다.
혜은이는 불멸의 히트곡 ‘당신은 모르실거야’(1975)로 데뷔했다. KBS MBC TBC 10대 가수상 등을 휩쓸며 ‘혜은이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스타로 등극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큼이나 20대는 오롯이 언론과 대중의 관심 속에 살았다.
“제가 데뷔하고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 받다 보니 참 힘들게 살았어요. 알다시피 가수도 개인 생활도 그랬잖아요. 숨이 막힐 지경이었어요.”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나이가 70이 됐다. 혜은이는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짧지 않나. ‘같이 삽시다’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너무 좋아하시더라”며 “진짜 노래밖에 모르고 살았구나 싶으니까 유튜브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을 좀 더 리얼하게 보여드리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 보였다.
공개된 영상에서 보인 모습도 소박하기 그지없다. 가수 때 입던 화려한 드레스는 후배 가수들에게 거의 다 나눠줬다. 단출한 아파트에 구두들만 베란다에 즐비하다. 발 크기가 225㎜라 나눠주지 못한 탓이다. 혜은이는 “TV라는 게 같은 옷을 또 입으면 안 좋아하니까 자주 나눠줬다. 그런 즐거움이 너무 좋다”며 “원래도 미니멀리즘주의자였다. 집도 작고 물건도 전보다 없어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혹여나 악성 댓글이 달리면 어쩌나 기자가 저어해 물었다.
“악플 각오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유튜브를 볼 줄 몰라요(웃음). 모르는 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저한테는 더 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나의 본모습, 꾸미지 않은 편안함.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SS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