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뮤지컬 작품 도전…첫사랑 말곤 ‘베르테르’를 표현할 길 없어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그룹 멜로망스의 김민석이 이젠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싱어송라이터의 과감한 도전이라는 평도 있지만, “할까 말까 할 땐 해보자”는 그의 신념대로 새로운 분야로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은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베르테르’에 임하는 자세와 각오를 밝혔다.
‘베르테르’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김민석이 맡은 ‘베르테르’는 운명적 사랑인 ‘롯데’를 만나지만, 이뤄질 수 없는 인연에 절망하며 사랑을 죽음과 맞바꾼 슬픈 서사를 노래한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오르페우스’로 극장에 데뷔한 김민석은 두 번째 작품인 ‘베르테르’에서 굵은 감정선을 살리기 위해 꾸준한 노력 중이다. 아직 뮤지컬 무대 위 그의 모습이 어색하지만, 순수한 ‘베르테르’에 몰입한 김민석의 연기에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에도, 막이 내려간 후에도 ‘베르테르’에 대한 그의 연구는 멈출 줄 모른다. 김민석은 “‘롯데’에게 약혼자가 있단 사실을 알고 절망해, 초반에는 그냥 서 있었다. 실제로 내가 그 소리를 들었다면 너무 심각하게 반응했을 것이고, 정신이 나가서 멍해졌을 것 같았다”면서 “그런데 공연을 거듭하면서 뒷걸음질한다든지 등 몸짓과 호흡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1막에선 맑고 발랄하게, 2막에선 절망감에 괴로워하는 두 얼굴의 ‘베르테르’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좌절하는 순간을 연기할 때 관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진다. 이는 비웃음이 아닌 그의 순박함에 매료돼 자연스레 터지는 훈훈한 미소다.
하지만 “전사를 잘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큰 김민석이다. 그는 “공연 후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웃음이 터졌다는 부분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처음엔 너무 과해 보이면 안 된다는 걱정도 했다. 나혼자 내공이 쌓인다고 해서 관객들에게도 그 감정들이 쌓이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어떻게든 심각한 장면에서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좀 더 호흡하고 몸을 쓰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첫사랑 말곤 ‘베르테르’를 표현할 길이 없었다. 첫사랑이 풋사랑이 아닌, 살면서 몇 번 경험하지 않게 되는 운명적인 사랑을 노래하려고 한다. 그런 사랑을 겪으면 사람이 정말 ‘바보’가 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 ‘베르테르’가 된 김민석의 무대는 3월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