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멜버른=김민규 기자] “KIA 김도영 선배 이겨보고 싶습니다.”

‘제구’가 무기다. ‘투수 전문가’ 양상문 코치도 제구력에 감탄했을 정도. 한화 신인 투수 권민규(19) 얘기다. 왼손 투수가 귀한 한화에 류현진(38) 뒤를 잇는 ‘뉴현진’ 권민규가 마운드의 미래로 떠올랐다. 권민규는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선 김도영을 이기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호주 멜버른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권민규는 “처음 호주에 왔는데 날씨가 좋아서 몸도 잘 풀리고 훈련하기 좋은 것 같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규’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제구다. 캠프에서 만난 양상문 투수 코치는 “신인이 오면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제구다. 최근 신인 선수들을 많이 봤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제구에 대해서는 (권)민규가 최상급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신인 투수들의 경우 구속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권민규는 다르다. ‘제구’가 경쟁력이다. 처음부터 좋았던 것일까.

권민규는 “어릴 때부터 제구에는 자신 있었다. 노력도 했고 어느 정도 재능도 타고 났다(웃음)”면서 “사실 고등학교 때 구속을 욕심 내려다 팔 부상이 있었다. 그 후로는 ‘무리해서 던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구력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을 던질 때 상대방 가슴을 보고 무조건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캐치볼을 한 것이 제구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구속이 또 빠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1㎞를 찍는다. 결정구로 슬라이더도 자신있다. 여기에 만족할 순 없다. 캠프에서 단 하나 목표도 생겼다. 류현진의 커브를 배우는 것.

권민규는 “고등학교 때부터 슬라이더는 자신있다”며 “기회가 되면 류현진 선배님께 가서 커브를 배우고 싶다. 아직 물어보진 못했다. 이번 캠프 기간 꼭 찾아가서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신인의 패기가 넘친다. 그야말로 ‘용기백백, 패기만만’이다. 올시즌 1군 마운드에 오른다면 반드시 이기고 싶은 상대가 두 명이나 있다. 김도영(KIA)과 박지환(SSG)이 그 주인공.

권민규는 “김도영 선배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상대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기고 싶다”며 “(박)지환이 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다. 고등학교 때는 상대를 못해 봐서 프로에 왔기 때문에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시즌 계획도 명확하다. ‘신인왕’을 위해 선발로 나가면 ‘7승’, 불펜으로 나가면 ‘10홀드’, ‘10세이브’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일단 팀에 보탬이 돼서 가려고 가는 게 일단 최우선이고 선발로 나가면 7승 하고 이제 불펜으로 나가면 10홀드나 10세이브를 하면 좋겠다”며 “그래서 신인왕이 목표”라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