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상 회장의 별세로 제9대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을 다시 뽑는다. 재선거는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다. 17년간 여자연맹을 이끈 고 오규상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으나 지병이 악화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번 선거 후보엔 권종철(62) 피파스포츠 대표, 양명석(60) 전 대구시축구협회장, 정해성(67)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상 기호 1~3번순) 3명이 나섰다. 스포츠서울은 선거를 앞두고 후보 3인의 핵심 공약과 더불어 최후 출사표를 담았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제9대 한국여자축구연맹 재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권종철 피파스포츠 대표는 명심판 출신이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 K리그 심판으로 활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2007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심판 강사 및 감독관으로 후임 양성에 이바지했다. 2020년부터는 고양특례시축구협회장으로 지난달까지 활동했다. 또 2005년 피파스포츠를 설립해 스포츠용품 사업에 도전, 아디다스와 켈미 등을 유통해 매출 200억 원을 올리는 등 사업가로도 성공적 행보를 보였다. 그런 그가 여자 축구 수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내세운 최대 공약은 WK리그의 프로화를 통한 산업 규모 확대, 사무국 자문기구 설치다. 권종철 후보는 “돌아가신 오규상 회장께서 발 벗고 WK리그 및 주요 팀 스폰서를 유치하느라 정말 애썼다”며 “이제 리그를 진정으로 프로화해야 하는 시기다. 중요한 건 자금 유치다. 사비를 내는 것 뿐 아니라 축구협회에 여자 축구 비전을 명확히 설명, 투자를 끌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요 프로 종목은 스포츠토토 자금을 받지 않느냐. 기금을 유치하는 데 모든 걸 쏟겠다. 심판으로 장기간 현장에서 활동했다. 유연한 소통으로 파이를 키우는 데 디딤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WK리그가 아직도 연봉 상한이 5000만 원이다. 여자 축구가 성장하는 데 말이 되느냐”며 “현재 구조에서는 최상위 리그의 파이를 키워 어린 여자 선수들이 꿈을 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계방송 확대를 언급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WK리그) 중계 한 번 하는데 1500~2000만 원 수준이더라. 한 시즌 (중계 관련) 예산을 12억 원 정도로 잡고 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케이블 채널을 포함, 중계방송을 확대할 것”이라며 “다같이 사는 길이다. 프로야구 등 주요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고정적으로 WK리그 경기를 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타이틀, 사이드 스폰서 유치를 해내겠”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현재 8개 팀인 WK리그를 10개 팀 체제로 키워 FIFA 지원금을 받는 것도 언급했다.

밑바탕은 연맹 사무국의 경쟁력 향상이다. 권 후보는 자문기구 설치도 덧붙였다. 그는 “파이를 키우는 데 회장 혼자 혹은 연맹만이 해낼 수 없다. 각 분야 전문가를 모셔 자문기구를 꾸리겠다”며 “축구협회 뿐 아니라 문체부, 교육부, 여성가족부까지 협조가 따라야 발전할 수 있다. 이런 게 어우러져야 WK리그 연봉 규모를 늘릴 뿐 아니라 저변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인단에게…“서로 손뼉 치며 ‘윈·윈’하는 여자 축구계를 만들도록 모든 걸 쏟겠다. 지금의 여자 축구는 누구든 혼자 모든 걸 해낼 수 없다. 겸손한 자세로 현장에 계신 지도자, 선수, 심판, 모든 관계자와 호흡하겠다. 함께 힙을 모아 새로운 비전을 얻는 데 앞장서겠다. 지지해달라.”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