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3번째 부부 케미 발산…시대 아우르는 절절한 무대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현실 잉꼬부부가 무대에서도 부부로 또 만났다. 하지만 새드엔딩(Sad Ending)이다. 나라 잃은 고통과 백성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사랑의 아픔을 가진 부부 역할이다. 대신 무대에서 살아 숨 쉬는 동안 애틋함을 녹여낸다.
뮤지컬 대표 커플 김소현과 손준호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각각 ‘명성황후’와 ‘고종’ 역으로 캐스팅됐다. ‘명성황후’에서만 3번째(2018·2021·2025년) 호흡을 맞춘다.
김소현과 손준호는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명성황후’ 프레스콜을 통해 부부 그리고 배우로서의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두 배우는 수년째 다양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현실 부부이자 동료로서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감정 연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준호는 “‘고종’이 ‘명성황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역사적으로 잘 표현돼있는 걸 발견했다. ‘명성황후’가 묻힌 곳을 매일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전화가 개발된 후엔 매일 그곳으로 전화했다고 한다”며 “누구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 마음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당시 ‘명성황후’에 대한 ‘고종’의 그리움을 설명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손준호는 “무대를 하면서 (김)소현이에게 어떤 행동, 호흡하면 그 감정이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전달되고 공감될지 물었다”며 “이전 시즌에서는 이런 소통보단 관객들에게 내 역할에 대해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다. 올 시즌엔 부부의 관계성과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소현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남편 손준호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올해 초 경복궁을 거닐며 ‘명성황후’ 노래를 불렀다. ‘명성황후’와 ‘고종’도 이 길을 걸었겠다고 생각했다”며 상상했다.
한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해 감사함이 컸다. 그래서 이번 시즌 스스로에게 건 기대도 크다.
작품에 온전히 빠져들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는 김소현은 “평소 자존심 상하는 것 없이 서로 조언을 많이 한다. 다른 ‘명성황후’ 역인 신영숙 배우와 차지연 배우와의 무대에서 좋았던 것들도 나누니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부부가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덕분에 다른 ‘고종(강필석·김주택)’을 만났을 때 또 다른 시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모든 배우와의 케미스트리 또한 형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시대적 갈등의 중심에 선 ‘명성황후’의 삶은 오는 3월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