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1부 승격팀’ FC안양이 ‘디펜딩 챔프’ 울산HD를 무너뜨리고 역사적인 데뷔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안양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라운드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모따의 헤더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차지, 창단 11년 만에 최상위 리그로 승격한 안양은 예상을 깨고 ‘대어’ 울산을 잡아내며 화끈한 1부 신고식을 펼쳤다.

반면 울산은 주중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1-2 패)에 이어 안양과 홈 개막전에서 충격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리그 홈개막전에 맞춰 선수단을 이원화해 선발진을 준비해왔다. 이날 윤재석~허율~이청용을 공격 삼각 편대로 내세웠다. 이희균과 이진현을 2선에 배치했다. 김민혁이 허리에 뒀고 강상우와 김영권, 서명관, 윤종규를 포백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부리람전에서 ‘코뼈 골절상’을 입은 조현우 대신 문정인을 내보냈다.

역사적인 1부 데뷔전을 치른 안양 유병훈 감독은 모따와 마테우스를 최전방에 배치한 가운데 강지훈, 한가람, 김정현, 채현우를 2선에 배치했다. 김동진, 토마스, 이창용, 이태희가 포백을 지켰으며 김다솔이 수문장으로 출격했다.

초반 1부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이려는 안양의 의지가 돋보였다. 전반 5분 채현우가 양 팀 통틀어 첫슛을 시도한 데 이어 5분 뒤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마테우스의 왼발 프리킥 때 수비수 이창용이 왼발로 방향만 바꿔 골문으로 공을 돌려놨다. 이때 모따가 노마크 헤더 슛을 시도했다. 울산 수문장 문정인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섰다. 안양 벤치는 크게 아쉬워했다.

양 팀은 예상대로 거칠게 기싸움을 벌였다. 전반 15분 이희균이 안양 수비수 이태희와 위치 싸움을 벌이다가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1분 뒤엔 강상우와 채현우가 충돌했다.

조심스럽게 안양의 반격을 제어한 울산은 전반 17분 기회를 잡았다. 베테랑 이청용이 기민한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안양 수비 3명을 벗겨냈고 허율에게 결정적인 침투 패스를 넣었다. 허율이 안양 골키퍼 김다솔과 맞섰는데 회심의 슛이 가로막혔다.

경기 흐름은 이때부터 울산이 쥐었다. 선수들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안양을 가둬놓고 두드렸다. 전반 23분 이희균이 예리한 드리블 돌파에 이어 교체로 들어온 엄원상에게 크로스했다. 그가 노마크 기회를 잡았는데 논스톱 슛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4분 뒤엔 이진현이 왼발 슛, 이청용이 오른발 슛으로 안양을 지속해서 두드렸다.

경기 막판엔 이진현이 매직 드리블로 안양 수비진은 흔들었다. 그러나 안양도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막아섰다.

후반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울산은 엄원상, 허율이 연달아 헤더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는데 조금씩 벗어났다.

김 감독은 후반 16분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청용을 빼고 스웨덴 윙어 루빅손을, 이진현 대신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윙어 라카바를 각각 투입했다. 두 외인 공격수에게 기대를 걸었다.

움츠리던 안양도 최성범, 리영직 등을 내보내며 반전을 그렸다. 후반 21분 역습 기회에서 김동진의 크로스 때 마테우스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왼발 슛이 빗맞으며 물러났다.

울산은 후반 31분 김민혁 대신 브라질 공격수 야고까지 투입했다. 허율이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6분 뒤 다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영권이 공격에 가담해 왼발로 차올린 공을 야고가 헤더로 연결했다. 공이 골문을 향했는데 오른쪽 골대를 때렸다. 울산벌에 탄식이 흘렀다.

후반 40분에도 라카바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와 힘겨루기에서 이긴 뒤 살려낸 공을 윤종규가 공격에 가담해 오른발 슛했으나 빗맞았다. 이후 흐른 공을 야고가 강하게 왼발로 찼지만 안양 수비 벽에 막혔다.

오히려 안양이 울산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후반 43분 역습 기회에서다. 마테우스가 가운데서 공을 잡아 오른쪽으로 달려든 야고에게 연결했다. 그가 노마크 기회에서 왼발로 감아 찼는데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기어코 안양은 울산을 격침하는 데 성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 역습 상황에서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야고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크로스했다. 이때 모따가 우월한 높이를 활용해 머리로 받아넣었다. 유 감독이 노린 모따의 높이와 힘이 경기 막판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결국 안양은 시작부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울산이라는 거함을 무너뜨리고 1부에서도 확실하게 존재 가치를 뽐냈다. kyi0486@sportsseoul.com